‘새만금에서 희망을 품다’ 허성철 작가 13번째 사진전

입력 2023-12-05 15:23 수정 2023-12-05 18:09
사진작품 ‘새만금에서 희망을 품다’ 앞에서 선 허성철 작가. 작품 길이가 가로 15m, 세로 1m에 이른다.

작가는 그 큰 갤러리에 딱 한 점의 사진만 걸어놓았다. 가로 15m, 세로 1m 규모다. 180㎡ 공간의 벽면 한쪽 반을 1개의 작품으로 채우고 다른 면은 모두 휑하니 비워뒀다. 작품 만큼이나 도전적이다.

카메라를 ‘표현의 도구’가 아닌 ‘창작의 도구’로 이용해 온 허성철 사진작가가 5일부터 10일까지 전북 전주 청목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13번째 개인전으로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새만금에서 희망을 품다’다.

허성철 작가 작품 '새만금에서 희망을 품다.' 청목미술관 제공.

작가는 새만금방조제 풍경에 풍력발전기 이미지를 포토 페인팅했다. 극히 실험적인 작업을 통해 거대한 새만금을 표현하며 좌절이 아닌 희망을 표현하고자 했다.

그는 지난 8월 새만금에서 열렸으나 파행으로 끝났던 ‘세계스카우트잼버리’를 보며 쓰렸던 속을 예술사진 카메라를 통해 시각화했다.

작가는 새만금방조제 풍경 7~8컷을 파노라마화했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놀던 바람개비 날개와 새만금의 풍력발전기 날개를 동일시했다.

오른쪽 바람개비의 날개가 작고, 왼쪽으로 가면서 점점 커짐을 통해 희망이 자라는 것을 상징한다. 바람개비의 색은 현장 속 숨어있는 색을 통해 희망을 바라본다. 작업의 디테일은 없고 먹구름이 그치는 배경을 통해 희망을 상징하는 모습을 보인다. 작품 관람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받기를 바란다.

허성철 작가 13번째 개인전 포스터.

“새만금은 여러 정권을 거치며 공사가 중단되었다가 재개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어요. 그럼에도 이 사업은 전북도민에게 ‘희망의 사업’으로 인식되었습니다.”

작가는 “그러나 새만금잼버리가 파행으로 마무리가 되면서 도민의 자존심이 크게 손상된 상황이되었다”며 "사진을 통해 시련을 이기고 자긍심을 지켜내며 앞날에 대한 희망을 담아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허 작가는 그동안 눈에 보이는 대상을 카메라로 재현하기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머릿속, 마음을 나타내 왔다.

그런 고민과 탐구 끝에 포토 페인팅이 탄생했다. 사진(Photo)과 그림(Painting)을 합성해 포토 페인팅(Photo painting)이라는 조합으로 탄생한 작품 활동을 통해 사진이면서 회화, 회화이면서 사진인 작업을 꾸준히 해 왔다.

특히 작가는 2014년부터 작품을 한지로 출력하고 있다. 사진을 롤 형태로 이어 전시한다.

그는 “한지는 우리의 전통적인 재료로 독특한 질감과 특유의 따스함을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에서 다큐멘터리사진을 전공한 작가는 전북일보 사진기자로 일했다. 전북대와 건양대 등에서 강의해 왔다.

전주=글·사진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