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이 4일 국내 기술로 개발한 고체연료 추진 우주발사체(로켓)의 3차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지난해 실시됐던 1·2차 시험발사 때는 모의(더미) 위성을 탑재했지만, 이번에는 민간이 개발한 실제 위성을 탑재해 우주 궤도에 안착시켰다.
우리 군은 지난 2일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 성공에 이어 고체연료 추진 우주발사체 시험발사에도 성공하면서 ‘독자적 우주 능력’ 확보에 한 발 더 다가섰다.
특히 고체연료는 액체연료보다 가벼워 저궤도용 관측·정찰위성에 적합하다.
국방부 관계자는 “3차 고체연료 시험발사 성공으로 소형 위성을 지구 궤도에 투입하는 독자적 능력에 있어 진전을 이루게 됐다”고 말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한 고체추진 우주발사체는 4일 오후 2시 제주도 중문 해안에서 4㎞ 떨어진 해상 바지선에서 발사됐다.
발사체에서 분리된 위성체는 우주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발사 105분 후인 오후 3시 45분에는 지상국과 첫 교신에 성공했다.
고체추진 우주발사체의 1~3단은 고체연료, 4단은 액체연료를 각각 사용한다.
일본이나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발사체와 같은 방식이다.
이번 3차 시험발사에는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지구관측용 소형 고성능 영상 레이더(SAR) 위성을 탑재해 더 높은 단계의 검증에 성공했다.
이 위성의 무게는 101㎏으로, 약 650㎞ 우주 궤도에 진입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최초 계획에서는 3차 시험발사에도 더미 위성을 탑재하려고 했는데 민간에서 만든 위성이 있어서 윈윈(win-win) 차원으로 탑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고체추진 발사체는 액체추진 발사체보다 구조가 단순하고 저장·취급이 쉽다.
발사 준비 기간도 7일 이내이며, 발사 비용도 액체추진 발사체보다 적게 든다.
액체추진 발사체는 비용이 많이 들고 저장이 어려우며 발사 준비에도 수십일 이상 걸린다는 단점이 있지만, 고체추진 발사체보다 무거운 탑재체를 우주 궤도에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고체연료는 비교적 가벼운 저궤도용 관측·정찰위성에 적합하고, 액체연료는 고고도에 투입하는 지구정지궤도 위성이나 우주탐사선 등 무거운 탑재체를 쏘아 올리는 데 적합하다.
고체추진 발사체 개발이 완료될 경우 군의 초소형위성 체계 개발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고체추진 발사체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북한에서 만든 고체추진 발사체보다 1.5배 이상 추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