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경기도청 압수수색에 나서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강하게 반발했다.
김 지사는 4일 경기도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단히 불쾌하다. 지금 이 시간에 검찰은 도지사 비서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며 “이 나라가 검찰국가인가. ‘검주(檢主) 국가’인가. 이 나라의 주인은 누구냐”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도지사로서 강력한 유감과 경고를 표한다”며 “앞서 경기도청에 대해 14번, 54일간 약 7만건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건은 취임하기 훨씬 전 일”이라고 했다.
김 지사는 이어 “컴퓨터도 (내가) 취임하면서 새로 구입한 컴퓨터다. 비서실 컴퓨터도 새 컴퓨터고, 더욱이 (경기도청은) 지난해 5월 신청사로 이전했다”며 “(이번 건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경기도는 검찰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해왔다”면서 “그런데도 이렇듯 실무자들(23명)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으로 광범위하게 장기간에 걸쳐 조사한다는 건 공직생활을 오래 한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신군부의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주말 영화 서울의 봄을 봤다”며 “서울의 봄 영화 속 장면의 데자뷔가 지금 현실에서 나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검찰을 향해 “이게 대통령이 말하는 공정과 법치인가. 지금 검찰과 대통령은 공정한가. 국민들이 두 눈 뜨고 있다. 국민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김 지사는 “(이 대표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문제에 대해 확실히 정리하고 갈 생각은 없으신가”라는 기자 질문에는 “제가 뭘 정리합니까”라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는 이날 오전부터 경기도청 총무과, 비서실 등 10여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 대표는 해당 압수수색 영장에 업무상 배임 혐의 피의자로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