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청 압색만 14차례…‘서울의 봄’ 데자뷔 안돼”

입력 2023-12-04 17:25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4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검찰 압수수색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경기도청 압수수색에 나서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강하게 반발했다.

김 지사는 4일 경기도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단히 불쾌하다. 지금 이 시간에 검찰은 도지사 비서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며 “이 나라가 검찰국가인가. ‘검주(檢主) 국가’인가. 이 나라의 주인은 누구냐”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도지사로서 강력한 유감과 경고를 표한다”며 “앞서 경기도청에 대해 14번, 54일간 약 7만건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건은 취임하기 훨씬 전 일”이라고 했다.

김 지사는 이어 “컴퓨터도 (내가) 취임하면서 새로 구입한 컴퓨터다. 비서실 컴퓨터도 새 컴퓨터고, 더욱이 (경기도청은) 지난해 5월 신청사로 이전했다”며 “(이번 건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경기도는 검찰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해왔다”면서 “그런데도 이렇듯 실무자들(23명)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으로 광범위하게 장기간에 걸쳐 조사한다는 건 공직생활을 오래 한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신군부의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주말 영화 서울의 봄을 봤다”며 “서울의 봄 영화 속 장면의 데자뷔가 지금 현실에서 나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검찰을 향해 “이게 대통령이 말하는 공정과 법치인가. 지금 검찰과 대통령은 공정한가. 국민들이 두 눈 뜨고 있다. 국민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김 지사는 “(이 대표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문제에 대해 확실히 정리하고 갈 생각은 없으신가”라는 기자 질문에는 “제가 뭘 정리합니까”라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는 이날 오전부터 경기도청 총무과, 비서실 등 10여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 대표는 해당 압수수색 영장에 업무상 배임 혐의 피의자로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