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지구 온도 상승폭 2도 넘을 것…3도 이내면 다행”

입력 2023-12-04 17:22 수정 2023-12-04 17:26
3일(현지시간) UAE 두바이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 참석한 빌 게이츠. AFP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지구 평균 온도 상승 폭을 2도 이내로 유지하자’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기후변화 대처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는 점은 높게 평가했다.

게이츠는 3일(현지시간)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열리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블룸버그 TV와 인터뷰하고 “(지구 온도 상승폭 2도 이내 유지라는) 원대한 포부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기후 문제에서 진전은 이뤄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정학적 긴장에도 불구하고 COP28에 많은 국가가 참여하고 진전을 이룬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게이츠는 “다행히 지구 온도 상승폭이 3도 아래에 머문다면, 사람들이 정말 무책임하게 (지구 온도가) 더 높아지게 하지 않는다면, 그동안 들어본 나쁜 영향들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화석연료를 쓰기 시작한 산업혁명 이후 지구 평균 온도가 2도 이상 올라가면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임계점을 넘어선다고 경고한다. 세계 각국은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2100년까지 지구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내로 제한하고 가급적 1.5도 이내로 억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3일(현지시간) UAE 두바이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의 부대 행사에서 연설하는 빌 게이츠. 로이터연합뉴스

그러나 유엔환경계획(UNEP)은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 각국의 기후변화 대응 추세대로면 세기말까지 지구 온도가 2.5∼2.9도 올라 지구 온난화 한계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2018년 의학저널 랜싯 지구 보건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3도 오르면 최대 5000만명이 인간의 생존 범위를 넘어서는 온도에 정기적으로 노출된다.

뉴욕시는 100년에 한 번 겪는 홍수를 매년 세 차례 경험하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산불로 파괴된 땅의 면적은 두 배가 된다. 아마존 열대 우림은 초원으로 변한다.

게이츠는 기후변화에 대한 긍정적 해법으로 핵융합과 핵분열, 친환경 철강을 언급했다.

송세영 선임기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