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탈당에 민주당 격분… 국민의힘은 ‘러브콜’

입력 2023-12-04 14:13 수정 2023-12-04 14:14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1일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에서 열린 한국정치의 문제점과 개혁방안 강연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비명계 5선 이상민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자 당 내부에서 반발이 쏟아졌다. 국민의힘은 이 의원의 탈당에 반색하며 곧바로 영입에 나섰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익표 원내대표는 MBC라디오에 출연해 “아쉽고 섭섭한 점은 본인에게도 있겠지만 당이 추구하는 가치, 본인의 정치적 가치와 맞지 않는 당을 선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YTN라디오에서 “자기 부정으로, 탈당 명분을 쌓기 위한 말”이라고 했다. 이 의원이 민주당을 겨냥해 ‘고쳐쓰기 불가능하다’고 하자 이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박 대변인은 이 의원을 향해 “내부적으로는 이 의원이 지역구 관리를 잘하고 국민과 지역민의 신뢰를 받았느냐를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내부의 정치적 함수관계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탈당이 공천 유불리를 따진 정치적 목적과 관련된 게 아니냐는 얘기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SBS라디오에서 “이 의원엔 탈당 명분도, 국민의힘 입당 명분도 없다”며 “5선 의원이라는 것이 얼마나 엄청난 혜택인가. 그런데도 헌신짝 버리듯 탈당했다”고 했다.

최재성 전 문재인정부 청와대 정무수석도 KBS라디오에 출연해 “그는 재선 때도 공천을 못 받아 다른 당으로 갔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 밖에 박상혁 디지털전략사무부총장은 “먹던 우물에 침은 뱉지 마라”고 했다. 조승래 의원은 “모로 가도 국회의장만 하면 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민의힘에서는 이 의원의 탈당을 옹호하며 러브콜을 보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신뢰를 받는 인물, 감동을 주는 인물, 실력과 인품을 갖춘 분을 모시기 위해서 박차를 가해 나가겠다”며 “이 의원이 평소 소신과 철학을 지키려고 노력했던 점에 비춰보면, 탈당은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놀라운 것은 한솥밥을 먹었던 민주당 의원들의 과도한 인신공격성 비난”이라며 “오랜 시간 함께 한 동료가 탈당해야 할 정도로 내부가 곪아있다면, 민주당도 먼저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도리”라고 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이 의원을 영입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우선 이 의원 본인의 결단을 존중하고, 이를 지켜보는 것이 우선”이라며 “이 의원의 말씀과 탈당의 변을 보면, 우리 당 입장에선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의원이 국민의힘에 오면 대전·충청권 선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전향적인 결정을 내리길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