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김포도시관리공사는 김포시로부터 위탁받은 공공시설물들을 김포시민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관리하면서, 도시개발, 산업단지개발 등의 사업을 추진해 지역 발전을 도모하는 공기업이다.
지난 9월 28일 제2대 김포도시관리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이형록(사진) 사장은 공기업으로서 공공성과 기업성을 동시에 실현하기 위해 ▲공사의 대내외적 신뢰회복 ▲효율적 조직 구축 및 안정화 ▲개발사업 현안 해결 및 정상화를 공사의 당면 현안으로 진단하고 공사 전반에 대한 변화와 지속적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 공사가 진행하고 있는 모든 개발사업 현장마다 빠짐없이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풍무역세권개발사업’ 부지 내에 계획 중인 ‘인하대학교 김포메디컬 캠퍼스(이하 인하대병원)조성사업’도 그중 하나다. 수천억원 규모의 대규모 프로젝트이자 시민들의 오랜 기간 염원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부실한 진행 속에 부정확한 정보와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 1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취임 직후부터 인하대병원사업의 추진과정을 파악했는데, 상식선에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많은 문제점이 발견됐다. MOU(양해각서)에서 정식 계약체결 전 단계인 MOA(합의서)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진전된 내용이 단 한 장도 없었다”며 “인하대 측은 9만㎡(약 2만7000평)에 달하는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 받으면서, 공사비를 MOA에서의 합의 내용과 다르게 1600억원이나 더 추가로 달라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까지도 인하대병원 측은 정작 본인들의 재단에서 얼마나 자금을 투입할지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이 없다. 단지 제공받은 부지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서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을 김포시민이 알면 납득하실 수 있겠는가. 동의하시겠는가. 이런 중요한 사업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평가액만 2000억원에 달하고 추후 더 많은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알짜 토지를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것도 큰 특혜라 할 수 있는데, 인하대 측은 그 이후의 실행과정에 대한 명확한 병원 건축 계획과 자기 자금조달계획을 내놓지 않고 토지 계약 선 체결만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인하대학교 김포메디컬캠퍼스 조성사업’은 어떤 사업인가.
“김포시 사우동 풍무역세권 도시개발구역 내 대학부지 9만㎡(약 2만7000평)에 보건·공학·정책 등 대학·대학원 시설과 700병상 규모의 대학병원 등을 갖춘 메디컬캠퍼스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인하대와는 2021년 7월에 양해각서(MOU), 2022년 2월에 합의서(MOA)를 체결했지만, 이후 인하대가 합의서 내용과는 달리 대규모의 공사비를 추가로 지원을 요청하면서 지원 금액에 대해 갈등을 겪으면서 사업은 지연됐다. 인하대는 정부의 ‘제3기 병상수급 기본시책 시행계획’을 이유로 올해 12월까지 토지매매계약을 끝내야 병원건립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공사에 우선적으로 부지를 먼저 제공해 줄 것을 독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언론에서 ‘일몰’이라는 용어가 등장하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내년으로 넘어간다고 해서 병원건립이 금지되는 것은 아니라 정부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준비가 다 되면 인구 50만을 넘어 70만으로 향해가는 도시에 대학병원이 한 곳도 없어 시민들이 한강을 건너야 하고 타지로 원정 진료를 가야 하는 점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문제다. 김포시도 현재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보건복지부에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있다.”
-그동안 사업 추진 경과는.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2021년 7월 30일에 김포시, 김포도시관리공사, ㈜풍무역세권개발,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과 인하대학교, 인하대학교병원 간에 양해각서(MOU)가 체결됐고, 다음 해인 2022년 2월 14일에 김포도시관리공사, ㈜풍무역세권개발, 인하대학교, 인하대학교병원 간 합의서(MOA)가 체결됐다. 당시 MOU에는 사업의 구체적인 사항에 관한 내용은 없었고, MOA에는 사업 관련 당사자들의 역할이 상호 합의하에 명시됐다.
MOA에는 공사와 ㈜풍무역세권개발(공사50.1%, 민간49.9% PFV)이 인하대학교 측에 부지 9만㎡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건설비 100억원을 지원하는 내용을 합의하면서 건축비 추가 지원방안에 대해서는 상호 노력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마저도 민간사업자들이 사업에서 생기는 배당금 한도 내에서 가능한 것이다.
공사 등 각 기관은 실무협의체를 구성하고 실무진 협의와 더불어 대표자 회의도 진행하던 중 공사비 추가 지원금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현재 기준으로는 전혀 현실성이 없지만 당시 공사비가 3200억원이 드는 것으로 하고 인하대와 공사가 1600억원씩을 부담하기로 했다고 한다.
대표자회의 합의에서도 인하대 학교재단은 이사회 의견을 들어야 한다며 확정 내용은 아니라고 여지를 남겼고, 공사 또한 단독으로는 할 수 없고 추가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 후 민간사업자들은 아직 사업이 초기 단계이며 향후 사업 이익이 얼마가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1600억원을 확정적으로 약속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도시공사에게 공문을 통해 밝혔다. 그리고 인하대 측도 이사회 결의 등 어떠한 진전된 의견도 현재까지도 제시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일부 관계자들은 사업부지 내 일부 부지들의 용도변경을 통해 민간사업자들에게 추가 이익을 만들어 주고 추가자금을 지원해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특혜소지가 있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 9월 말 취임 후, 10월 인하대 측과의 회의에서 인하대는 올해 8월 보건복지부가 기본 병상 수급 계획을 발표했다며 토지 매매계약을 빨리하지 않으면, 사업이 불가능해진다고 토지 매매계약을 재촉했다.
그런데 해당 부지는 대학교가 들어오지 않으면 김포시에 기부채납되기 때문에 김포시민의 소중한 자산이 되는 땅이다. 그렇다면 인하대는 2000억원이 넘는 부지를 무상으로 넘겨받는 엄청난 혜택에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그 부지에 어떻게 병원을 완공할 것인지, 무슨 돈으로 건축할 것인지 등에 관한 확실한 계획이 있어야 함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 과정을 관리하는 것이 도시공사의 당연한 책무다.
그런 중요한 부분을 검증하지 않고 땅만 덜컥 넘겨줬다가 만약 병원이 계획대로 준공되지 못한다면 우리 도시공사는 그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래서 인하대에 그러한 내용이 포함된 사업계획서를 요구했고 최근에 사업계획서를 제출받았다. 그런데 정작 필요한 내용은 없는 불확실한 내용뿐이었다.
-어떤 내용이 그런가.
“인하대가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보면, 인하대 재단에서 자기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관련된 이사회 결의 등의 내용은 전혀 없고, 금융권의 대출의향서뿐이다. 무상으로 제공받은 부지를 담보로 대출받고, 우리가 지원한 1600억원으로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엉뚱하게도 무상 제공하는 9만㎡(약 2만7000평) 부지뿐만 아니라, 사업부지 밖의 인접해있는 그린벨트 4만3000㎡(약 1만3000평)까지 그린벨트를 풀어 제공해 달라고 제안하는 내용까지 담겨 있었다.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상 제공 부지만도 경우에 따라서는 특정 민간에 대한 특혜소지가 다분한데 사업경계 밖의 그린벨트로 묶인 땅까지 풀어서 더 달라는 제안을 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부지를 빨리 넘겨주고 사업추진이 미진하면 다시 돌려받으면 되지 않느냐고 주장한다. 그것은 현실을 너무 모르는 이야기이다. 인하대가 해당 부지로 금융권에 대출을 받게 되면 부지에 대한 권리는 금융권에 있어서 다시 돌려받을 수가 없고 부지가 공매에 넘어가서 처분될 수도 있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김포시민의 재산이기 때문에 더욱 신중히 처리할 수밖에 없다.”
-그간 공사의 사업 추진 과정을 들어보면 급하고 허술해 보인다. 왜 이렇게 추진됐을 것으로 생각하나.
“사업을 추진하면서 어떤 이유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 공사도 그러한 잘못된 부분에 일부 책임도 있다. PFV가 1600억원을 주겠다고 공사가 합의한 것부터가 잘못이다.
추가 지원금은 민간사업자들이 지원하기로 한 것인데, 민간사업자들의 사전합의 없이 공사가 어떻게 그런 합의를 할 수가 있나. 우리 공사의 전 사장님은 시의회에서 1600억원을 준다. 3200억원 이상의 추가 공사금에 대해서도 50%를 지원한다고까지 답변하셨다. 공사로서는 해서는 안 될, 할 수 없는 약속이다.
일부 관계자들은 지원금을 만들기 위해서 일부 비아파트 부지들을 아파트부지로 용도 변경해 상승한 땅값을 끌어모아 인하대에 주겠다는 계획도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대장동, 백현동 개발 특혜와 다를 바가 없다.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부실한 MOA 체결 시점이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이라서 더욱 오해의 소지가 크다. 내 판단으로는 분명히 잘못된 졸속처리였다. 우리 공사의 일부 잘못된 진행 및 판단에 대해서는 내가 나서서 분명히 사과하고, 지금부터라도 꼼꼼히 관리하겠다.
지금부터는 바르게 정확하게 가야 한다. 잘못된 것을 계속 키워갈 수는 없다. 기존의 우리 공사의 잘못에 대해서는 어떠한 조치라도 받고 정상적으로 고치겠다. 시의회에 가서 의원님들의 질책을 받고 사과드리고, 김포시민에게도 사실대로 설명해 드리겠다.”
-앞으로 추진계획은.
“인하대병원 조성 건은 김포시가 해결할 사인이 아니라, 김포도시관리공사와 풍무역세권도시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민간사업자들이 인하대와 협의하며 풀어가야 하는 문제다. 일부에서는 김포시의 적극적인 개입, 중재를 요구하기도 하지만, 이 사업은 김포시가 주관하는 공공사업이 아니라 민간사업자가 함께 참여하는 사업이다. 인하대에 대한 지원 부분은 김포시가 풀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김포시도 김포시와 고양시의 병상 권역 분리를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김병수 시장께서도 내가 취임하자마자 인하대병원 조성 건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잘 추진해 달라고 당부하셨고 지금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시다. 김포시와 시장께서는 향후에도 법적·행정적인 부분에서 계속 지원을 할 것이다.
최근 인하대가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대한 검토의견을 민간사업자들로부터 받아 인하대 측에 전달해줬다. 인하대가 민간사업자들이 요구하는 보완사항들을 모두 마련한다면, 도시관리공사가 민간사업자들과 함께 인하대에 대한 추가 지원내용들을 적극적으로 협의해 가겠다. 김포시민이 주인인 공사로서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인하대병원의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김포=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