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가 고금리”… 리츠 9%대 배당수익률 빛보나

입력 2023-12-04 06:00

고금리에 외면받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주가가 최근 반등하고 있다. 내년 금리 인하 전망에 리츠의 높은 배당수익률과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 수요가 몰린 것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상장 리츠를 편입한 ‘KRX 리츠 TOP10’ 지수는 지난달 5.47% 상승했다. 같은 기간 KRX 리츠인프라 지수도 4.84% 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다 물가 상승 폭도 줄고 있어서다. 이르면 내년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에 리츠 주가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인 리츠는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모아 부동산 관련 증권에 투자한 뒤 그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상품이다. 부동산 임대료나 매각 차익 등이 수익원이다. 실물 자산을 보유한 데다 배당수익률이 높아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히지만 금리 인상기엔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보유자산 가격이 하락하고, 조달 금리 급등에 리파이낸싱(자금 재조달)을 위한 이자비용이 늘기 때문이다. 즉 수익성이 떨어진다.

반대로 금리 안정기에 접어들면 저평가된 리츠 주가 매력도가 높아진다. 최근 주가 반등도 과대 낙폭주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리츠 가운데 한 달 새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종목은 제이알글로벌리츠(8.51%)였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파이낸스타워 건물과 미국 뉴욕 오피스 빌딩을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2020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후 공모가 대비 연 7~8%대 배당률을 보였지만 고금리가 지속되며 해외 상업용 부동산 공실 우려로 하락 폭이 컸던 종목이다.

이 밖에도 물류센터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ESR켄달스퀘어리츠는 한 달 새 8.28% 상승했다. 지난해만 해도 최대 7350원에서 3165원까지 떨어지며 주가 롤러코스터 흐름을 보인 종목이다. KB스타리츠(7.15%)와 SK리츠(7.18%), 롯데리츠(5.91%) 등도 큰 폭으로 올라 리츠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해외 리츠 주가도 일제히 반등했다.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월 배당으로 유명한 리얼티인컴은 지난 한 달간 13% 넘게 상승했다. 리츠 주가는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데다 임대료 상승으로 이익을 낸 리츠의 배당 확대 등이 기대되면서다. 국내 리츠도 신규자산 편입과 기존 자산 매각, 임대료 인상 등을 통해 배당 여력을 높이고 있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요 상장 리츠들은 조달금리 상승에도 올해 수준, 또는 이상의 배당금을 계획하고 있으며 현 주가 기준 배당수익률은 8~9%에 달한다”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