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국 대사와 관계자들이 직접 시 낭송에 참여한 ‘시와 음악이 있는 콘서트’가 2일 서울 은평구 내를건너서숲으로도서관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은평구 주민들의 문화생활 증진과 시문학의 대중화를 위해 마련됐다. 윤동주 시인 기념 도서관이자 시문학 특화 도서관인 내를건너서숲으로도서관은 지난해부터 137개국 대사관에 편지를 보내 각 국가의 유명 시인과 유명 작품을 추천받고 있다.
콘서트는 1, 2부에 걸쳐 진행됐는데 1부는 아르헨티나 체코 그리스 아제르바이잔 한국의 대사 또는 관계자가 자국의 유명 시를 낭독하는 시간을 가졌다. 2부에서는 아르헨티나 출신 반도네오니스트 제이피 호프레(J.P Jofre)가 연주를 선보였다.
낭독자들은 시를 낭독하기에 앞서 작가와 작품 배경을 설명했다. 젊은 나이에 사망한 시인부터 한국과 비슷한 역사적 아픔을 가진 국가 등 다양했다. 어린아이부터 장년층에 이르는 참석자들이 낭독자의 작품 해설과 낯선 언어로 낭독되는 시에 흥미를 보이며 경청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날 에밀리아노 와이셀피스 주한 아르헨티나 대사를 비롯해 야나 심볼린초바 주한 체코 공관차석, 에프티미오스 아라반티노스 주한 그리스 참사관, 아제르바이잔 유학생 레일라 마심리씨, 김미경 은평구청장이 낭독자로 나섰다.
김 구청장은 한국을 대표해 시인 윤동주의 ‘새로운 길’을 낭독했다. 앞서 그는 “지역 공공도서관에서 외국 대사의 시 낭독과 음악회가 열리는 건 유례 없는 일”이라며 “콘서트를 통해 은평구 주민들이 여러 나라의 다양한 시를 즐기고 문화를 누리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윤동주 시인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2018년 개관한 내를건너서숲으로도서관 이름은 그의 시 ‘새로운 길’에 나오는 시어 ‘내를 건너서 숲으로’에서 착안했다. 윤동주 시인은 기독교 신자로 그가 남긴 작품에서 시대적 고뇌와 신앙적 고찰을 엿볼 수 있다. 도서관 인근에는 그의 모교인 숭실고등학교가 있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