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제 2의, 제3의 이동관 내세우면 탄핵으로 저지”

입력 2023-12-02 15:34

더불어민주당은 2일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탄핵 직전 자진사퇴한 것을 두고 “윤 대통령이 제2, 제3의 이동관을 내세워 방송 장악을 이어가려 한다면 더 큰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 전 위원장을 불쏘시개로 삼아 방송 장악을 지속하려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 전 위원장이 사퇴한 이유는) 탄핵 심판을 통해 자신이 벌여온 불법과 위법이 드러날까 봐 두려웠던 것”이라며 “사퇴 이유 역시 국민은 안중에 없이 윤 대통령을 위한 것이라고 하니 헛웃음만 나온다”고 비판했다.

이 전 위원장은 전날 민주당 주도로 발의된 탄핵소추안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자진사퇴했다. 그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야의 압력에 떠밀려서도 아니고, 야당 주장처럼 정치적 꼼수는 더더욱 아니다”며 “오직 국가와 인사권자인 대통령을 위한 충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탄핵소추가 이뤄질 경우 심판 결과가 나오기까지 몇 개월이 걸릴지 알 수 없다”며 “그동안 방통위가 사실상 식물상태가 되고, 여야 공방 과정에서 국회가 마비되는 상황은 제가 희생하더라도 피하는 것이 공직자의 도리”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이 임명 98일 만에 자진 사퇴하면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상인 부위원장의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방통위는 지상파 3사의 재허가 심사, 종편과 보도전문채널의 재승인 심사 등이 업무가 산적한 만큼 조만간 후임자 인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 대변인은 브리핑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 위원장이 그동안 불법과 위법을 통해 방송장악을 했다는 것을 오히려 사퇴를 통해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제2·제3의 (이동관 위원장 같은) 방통위원장이 등장해 방송장악을 한다고 하면 탄핵권을 통해 방송장악을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