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에 운동을 하던 50대 남성이 심정지로 쓰러진 상황에 때마침 같은 장소에 있던 소방 공무원이 즉각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해 살려냈다.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천에 사는 A씨(52)는 지난달 20일 오전 10시쯤 집 근처 실내 배드민턴장에서 동호회원들과 경기를 하던 중 갑자기 심정지가 와서 쓰러졌다. 비번을 맞아 동호회원들과 배드민턴을 치던 인천공단소방서 고잔119안전센터 소속 송기춘(53) 소방위가 즉시 달려와 응급조치를 해 목숨을 구했다.
당시 A씨는 위험한 상태였다. 송 소방위의 흉부압박 후 금방 눈을 뜨고 호흡을 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다시 심정지가 왔다. 과거 구급대원으로 12년간 근무한 송 소방위는 배드민턴장 안에 있는 자동심장충격기(AED)를 이용해 심폐소생술을 계속했다. 동시에 동호회원들에게 119 구급대에 연락해줄 것을 요청했다.
송 소방위는 “심장충격기의 패드를 하나는 우측 쇄골에 붙이고 다른 하나는 좌측 늑골 아래에 붙여 세팅을 끝냈을 때 구급대원이 도착했다”며 “흉부 압박을 중단하지 않고 유지하면서 신속하게 응급실로 이송할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는 “운동을 4년 정도 해왔지만, 고혈압이 있어 추운 날에 무리한 게 원인이었다”며 “만약 초반에 (송 소방위의) 응급처치가 없었다면 큰일 났을 것”이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인하대병원으로 급히 옮겨져 사흘간 입원 치료를 받으며 회복한 뒤 지난 주말 퇴원했다고 한다.
배드민턴 실력이 좋아 동호회 내에서 에이스로 꼽히는 송 소방위는 A씨 사고 발생 일주일 뒤인 지난달 27일 동호회원들을 상대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진행했다. 직접 모형을 가져와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회원들이 직접 응급조치를 할 수 있도록 방법을 설명해줬다.
송 소방위는 “A씨가 당시 호흡이 없고 동공도 풀려서 (상태가) 심각했다. 만약 아무도 응급조치를 안 했다면 운명했을 것”이라며 “그분이 지난 주말에 퇴원하셔서 저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전화주셨는데 참 다행이었다”고 얘기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