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집 주인 사진 걸고 “현피 뜰 사람” 유튜브 개설, 이유는

입력 2023-12-01 15:41
국민일보DB

일식집 사장의 명의를 도용해 유튜브 채널을 만든 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현피’(현실에서 만나 싸움을 벌인다는 뜻의 은어)를 유도해 식당 영업을 방해한 2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6단독 사경화 부장판사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도 내렸다.

A씨는 2019년 1월 27일 SNS에서 내려받은 일식집 사장 B씨와 B씨의 아들 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등록해 이들을 사칭한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A씨는 B씨가 운영하던 식당에 손님으로 방문한 적만 있고,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

A씨는 개설한 유튜브 채널 이름으로 ‘현피뜰사람 구함’으로 달았다. 채널 설명란에 “현피 뜰사람 전화해라. 문자, 욕배틀 환영”이라는 문구와 함께 B씨의 휴대전화 번호와 일식집 연락처도 적었다.

이를 본 다수의 유튜브 시청자가 지난해 7월부터 두 달간 B씨 휴대전화나 일식집으로 전화를 걸거나 욕설이 적힌 메시지를 보냈고, B씨는 영업에 큰 지장을 받아야 했다.

사 부장판사는 “아무런 이유 없이 타인의 개인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하고 허락 없이 타인 명의의 유튜브를 개설해 피해자가 입은 정신적·물질적 손해는 적지 않아 보인다”며 “장난삼아 이와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는 피고인의 변명은 매우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수사가 시작되자 유튜브 채널을 삭제한 점, 피해자가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 등은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