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소비자의 돈쓰는 법…‘좋은 제품 값싸게’, 온·오프라인 넘나든다

입력 2023-11-30 16:50 수정 2023-11-30 17:31
영화관으로 간 쿠팡 메가뷰티쇼, 전국 메가박스 8개 지점에 버추얼스토어를 열었다. 사진은 메가박스 쿠팡 메가뷰티쇼에 입장한 소비자들이 뷰티쇼를 즐기는 모습. 쿠팡 제공

요즘 소비자들은 어디에서 물건을 살까. 쿠팡이나 네이버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면 트렌드를 기반한 반응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오프라인 저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하나만 잘해서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이고, 유통업도 그렇다. 적잖은 소비자들이 만져보고 직접 확인한 뒤 구매를 결심하고, 가격을 비교해본 뒤에야 결제한다. 오프라인 경험이 주는 가치와 온라인의 가격 경쟁력이 모두 필요한 시대다.

이렇다 보니 롯데그룹이나 신세계그룹 같은 정통의 유통 강호는 온라인 연계에 심혈을 기울인다. 이커머스 강자인 쿠팡은 오프라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입지를 다진 무신사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오프라인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잘해야 산다’는 게 대세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마켓은 오는 1~3일 서울 노원구 이마트 월계점에서 ‘G마켓 상생 페스티벌 팝업 스토어’를 오픈한다. G마켓의 인기 중소 판매자의 제품을 선보이는 행사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과 소비자가 상생하는 동반성장 행사로 꾸려졌다. 사회공헌 아이템으로 해석되지만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강화하려는 노림수도 엿보인다.

이마트는 지난 9월 대대적인 임원인사와 지난달 조직개편을 통해 ‘유통 본업에 집중하겠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2021년 이베이코리아의 G마켓·옥션 지분 80.01%를 인수한 이마트는 SSG닷컴과 G마켓·옥션의 시너지를 위해 안팎으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고, 결국 오프라인 이마트와 G마켓의 협업을 타진하려는 모양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오면서 비대면 경제가 강화됐으나 3년을 꽉 채운 전염병의 시대는 ‘경험’에 대한 소비자 갈증을 끌어올렸다.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으로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대대적인 오프라인 매장을 내는 것도 이런 소비 트렌드의 연장선에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쿠팡과 무신사다.

이커머스업계 대표주자인 쿠팡은 11월 한 달간 오프라인 팝업스토어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전국 8개 메가박스 지점에서 ‘메가뷰티쇼 어워즈 버추얼 스토어’를 열었다. 화장품 부문을 강화하는 동시에 오프라인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8월에 첫 팝업스토어를 연 뒤 대대적인 행사를 꾸렸다.

쿠팡의 뷰티 팝업스토어는 이커머스 플랫폼의 빠른 배송과 가격 경쟁력이라는 강점 대신 ‘경험’에 초점을 맞춘 프로모션이다. “직접 확인하고 구매하도록 하겠다”는 게 팝업스토어의 모토다. 뷰티 부문에서는 오프라인의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는 관점에서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에 특화된 뷰티에 대한 관심은 김범석 쿠팡 창업자의 발언으로도 확인된다. 김 창업자는 상반기 컨퍼런스콜에서 “패션과 뷰티가 전체 비즈니스 중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온라인·모바일에서 성장해 온 무신사도 오프라인 매장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달 기준 무신사 월간 애플리케이션 활성 이용자 수(MAU)가 451만명에 이르는 대표적인 패션 플랫폼이다. 연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는데도 오프라인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무신사는 최근 서울 마포구 홍대 근처에 ‘무신사 스탠다드’ 네 번째 매장을 열었다. 한문일 무신사 대표는 “내년까지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을 30호점까지 늘리는 등 공격적으로 오프라인 확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과의 병행을 분명히 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의 소비자는 가격 품질 트렌드까지 다방면에서 민감하고 스마트하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기업이 되려면 온·오프라인 어느 하나만 잘해서는 승산을 바라기 힘들다”며 “온라인으로 큰 회사는 오프라인으로, 정통의 오프라인 강자들은 온라인에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게 확실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