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기밀문서 유출’ 현대重 직원, 항소심서 ‘누설’도 유죄

입력 2023-11-30 14:45
울산 HD현대중공업 조선소 전경. HD현대중공업 제공

부산고법 울산재판부 형사1부(재판장 손철우)는 30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HD현대중공업 직원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 전원에게 유죄가 선고된 것이다.

A씨는 2014년 3월 한 대학교 국방 관련 연구센터 연구원으로부터 군사 3급 기밀인 ‘장보고-Ⅲ(Batch-Ⅰ)’ 사업추진 기본전략 수정안 등을 전달받아 사내 서버에 올려 누설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선 A씨가 불법적으로 기밀을 수집한 점만 인정되고 누설한 혐의에 대해선 무죄가 선고됐다. A씨가 직접 사내 서버에 올렸다는 증거가 없다고 보고, 불법 수집 혐의에 대해서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에 검사는 A씨가 ‘직접 또는 다른 직원에게 지시해’ 사내 서버에 누설한 것으로 공소장을 변경해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사내 직책상 A씨 승인 없이는 내부 서버 업로드가 불가능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1심 무죄 부분에 대해서도 유죄를 선고했다.

다만 형량은 1심과 같이 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수집한 군사기밀이 회사 내부적으로만 공유됐고, 국가 안보에 현실적인 위험이 초래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은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 사건은 당초 A씨를 포함한 HD현대중공업 임직원 9명이 함께 기소돼 1심에서 모두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A씨에 대해서만 항소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