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당 지도부를 향해 “나를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추천해 달라”고 말했다. ‘내년 4월 총선에서 서울 서대문구 지역구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정치권 안팎의 시선을 의식한 듯 당내 희생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서대문구 지역구를 비롯한 일체 선출직 출마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인 위원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혁신위 11차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통해 “지난 3일 희생을 주제로 한 권고사항으로 제시했던 안건을 공식 안건으로 의결했다.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해주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앞서 혁신위는 지난 3일 국회의원 숫자 10% 감축, 불체포특권 전면 포기, 세비 삭감, 현역의원 하위 20% 공천 배제를 포함한 ‘2호 혁신안’을 의결하고 인 위원장의 ‘구두 권고’ 형태로 당내 희생을 거듭 요구했다. 인 위원장이 말한 ‘희생’은 총선에서 험지 출마, 혹은 불출마 선언을 뜻한다.
인 위원장은 “저 자신부터 먼저 희생해 당 지도부에 제안한다. 이번 총선에서 서대문구 지역구를 비롯한 일체 선출직 출마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인 위원장은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일했다. 이로 인해 총선에서 서대문갑 출마설이 제기됐다. 그는 혁신위원장 취임 하루 전인 지난달 22일 구 지역행사에 참석했고,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의 아들을 수행 담당자로 기용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서대문구 지역구 출마 포기를 선언하면서 “혁신위에 전권을 주겠다고 공언했던 말씀이 허언이 아니라면 저를 공관위원장으로 추천하길 바란다. 혁신위가 제안한 국민의 뜻을 공관위를 통해 온전히 관철시켜 당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안했다.
인 위원장은 자신을 공관위원장으로 추천해 달라는 요구에 대한 응답을 “월요일(12월 4일)까지 기다리겠다”고 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