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년 한국 경제가 2.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9월 발표(2.1%)와 비교해 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 올려 잡았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소폭 하향됐지만, 반도체 업황 개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부의 이른바 ‘상저하고’ 구상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OECD가 발표한 ‘경제전망’ 자료에 따르면 OECD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종전(지난 9월) 1.5%에서 1.4%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OECD는 2021년 12월 처음으로 한국의 2023년 경제성장률 예상치(2.7%)를 발표한 후 지난 6월까지 5연속(2.5%→2.2%→1.8%→1.6%→1.5%) 하향 조정해 왔다. 지난 9월에는 1.5% 전망을 유지했다. OECD는 고금리와 주택시장 부진 등이 한국의 소비·투자 회복을 늦추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OECD는 내년과 2025년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각각 2.3%, 2.1%를 기록하며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수요 회복으로 수출이 개선되고 있고, 내년 하반기부터 부채 부담 등이 완화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OECD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2.7%)는 유지하지면서 한국 성장률은 높여 잡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올 하반기 경기 회복의 영향이 내년부터 본격 반영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글로벌 교역 회복세로 한국 등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내년 경제 전망은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미국(2.4%→1.5%) 등 서비스업 중심 국가의 성장률은 올해보다 내년에 더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OECD는 올해와 내년 한국 소비자 물가각 각각 3.6%, 2.7%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9월 전망에 비해 0.2%포인트, 0.1%포인트씩 상향한 수치다. 에너지와 먹거리 물가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물가상승률은 점차 하락해 2025년에는 2.0%로 떨어질 전망이다.
OECD는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대비해 재정건전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정부에 권고했다. 이를 위해 국회에 계류중인 재정준칙 통과와 연금개혁 등을 주문했다.
세종=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