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 수익금이 9월 한 달 15조원가량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료를 올리고 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 ‘국민연금 개혁’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이목이 쏠린다.
29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올해 초부터 9월까지 누적 기금 수익률이 8.6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직전달인 8월(10.27%)과 비교하면 1.61%포인트 하락했다.
수익금 추이를 보면 7월(90조2000억원) 8월(95조2000억원)에 비해 9월 수익금(80조4000억원)이 낮아졌다. 직전달과 비교하면 14조8000억원의 수익금이 한 달 만에 사라진 셈이다.
기금 규모도 축소됐다. 9월말 기준 금융 및 복지 자산을 더한 기금의 총규모는 984조1610억원으로, 8월(997조3790억원)과 비교하면 13조2180억원이 감소했다.
자산별 수익률을 보면 9월까지 해외주식(16.07%) 국내주식(13.43%) 대체투자(7.39%) 해외채권(7.25%) 국내채권(2.54%) 순으로 높았다.
해외주식 평가액은 295조560억원으로, 8월 대비 9조원가량 감소했다. 국내주식 평가액은 137조4190억원을 기록했다. 해외채권과 국내채권 평가액은 각각 314조630억원, 7조2193억원으로 나타났다.
기금운용본부는 “긴축 완화 기대에도 미국의 경제 지표에 따른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 우려로 채권 수익률이 제한됐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의 9월 수익률 악화는 글로벌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며 주식시장이 냉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해 ‘최악의 연간 손실’을 기록한 국민연금은 수익률 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금운용본부는 자산 배분 체계를 단순화해 적극적인 투자가 가능토록 하는 ‘기준 포트폴리오 제도’ 도입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캐나다, 싱가포르 등이 운영하는 연금조직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한편 현재 추세대로라면 국민연금은 2055년 완전 고갈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를 막기 위해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민간자문위원회는 국민연금 모수개혁 대안으로 총 두 가지 안을 보고한 상태다.
1안이 채택될 경우 보험료율이 13%로 4%포인트 오르고 소득대체율도 42.5%에서 50%로 7.5%포인트 오른다. 2안이 채택될 경우 보험료는 15%로 6%포인트 오르지만 소득대체율은 되레 40%로 낮아진다. 각각 안이 채택되면 기금 고갈 시기는 2062년, 2071년으로 미뤄진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