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해전술’ vs ‘매머드 전법’
광주지역 첫 복합쇼핑몰 진출 등 유통시장 재편을 앞두고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이 ‘용호상박’의 양보 없는 경쟁에 들어갔다.
신세계는 대형 복합쇼핑몰과 함께 ‘이마트 수성’ ‘광주신세계 확장’에 나섰고 현대는 서울 본점보다 큰 매장을 광주 도심 한복판에 출점한다는 전략이다.
29일 광주시와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광주신세계는 인근 이마트를 헐고 신축하려던 가칭 ‘신세계 아트 앤 컬처 파크’를 접고 광주종합버스터미널(유스퀘어) 문화관 건물 등을 활용해 매장 면적을 대폭 넓히기로 했다.
당초 철거하려던 이마트 광주점은 그대로 영업을 유지한다.
서울 강남 센트럴시티를 본떠 쇼핑몰과 버스터미널을 결합한 ‘광주판 센트럴시티’를 실현하기로 1년여 만에 궤도를 전면 수정했다. 신세계는 전날 이를 위해 광주시, 금호그룹과 랜드마크 복합시설로 유스퀘어를 새로 단장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신세계는 어등산 자락에 들어설 복합쇼핑몰 ‘광주 그랜드 스타필드’ 건립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연말 안에 법적 구속력을 가진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는 덩치를 몇 배 키운 기존 백화점과 영업종료의 굴레를 벗어난 이마트 광주점, 새로 문을 열 복합쇼핑몰 ‘삼두마차’ 체계로 광주권 유통시장 선점에 나서게 된다.
지난해 11월 신세계보다 먼저 광주 옛 전남방직· 일신방직 부지에 ‘더현대 광주’ 건립 발표로 포문을 연 현대는 이날 광주시와 머리를 맞댄 제11차 사전협상 회의을 계기로 매머드급 복합쇼핑몰 입점을 위한 속도전에 돌입했다.
현대 측은 핵심쟁점인 공공기여금 등 사전협상을 원만히 마무리한 뒤 출점을 위한 건축심의, 교통영향평가 등 행정절차를 조속히 진행해 신세계에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지가상승분의 50% 안팎에서 공공기여를 진행하기로 시와 잠정 합의를 이룬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는 여러 곳의 신세계 매장에 뒤지지 않는 초대형 쇼핑몰을 꾸며 호남권 고객들을 끌어들인다는 구상이다. 2025년 착공해 2027년 완공 목표로 추진 중인 ‘더현대 광주’는 대지면적 3만 3060㎡(1만여평), 연면적 30만㎡(9만900여평) 규모로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의 1.5배에 달할 만큼 광활하다.
3곳의 다중 점포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한층 높이려는 신세계와 매머드 복합쇼핑몰 1곳에서 유통시장을 장악하려는 현대 가운데 누가 먼저 주력 매장인 복합쇼핑몰을 개점하고 승자의 지위에 오를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광주지역 유통업계는 “광주신세계 확장과 어등산 그랜드 스타필드 건립, 이마트 영업유지 전략에 맞선 현대가 서울 매장을 능가하는 ‘더현대 광주’ 출점에 의욕을 가시화하면서 광주가 대자본을 앞세운 유통업계 맞수 간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는 반응이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