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관광 2층 버스’ 매입가격 1.5%에 팔아 헐값 매각 논란

입력 2023-11-29 12:03
4년간 전북 고군산군도를 오가다 최근 헐값에 매각된 2층 버스. 군산시 제공.

전북 군산시가 4억5000만원에 구입했던 관광용 2층 버스를 5년 만에 2%도 안되는 가격에 되팔아 사전 사업성 검토 실패와 더불어 ‘헐값 매각’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군산시에 따르면 시는 고군산 2층 버스 2대를 지난 달 2곳의 버스 업체에 매각했다. 이들 버스는 상태에 따라 1대는 700만원(1.5%), 1대는 2400만원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시는 2018년 2월 1대당 4억 5000만원씩 모두 9억원에 독일산 버스 2대를 구입, 두 곳의 시내버스업체에 맡겨 고군산군도를 오가도록 했다. 당시 시는 이들 업체에 차량 매입비의 70%(3억1500만원)를 각각 지원했다.

시는 고군산 연결도로 개통에 맞춰 섬 주민들의 교통편의 개선과 함께 관광 활성화를 위해 도내 최초로 2층 버스를 도입했다. 이 버스는 1층에 12석, 2층에 59석과 휠체어 대기공간인 접이식 좌석 2개까지 총 73석으로 구성돼 있었다.

이후 버스회사 2곳이 1대씩 비응항∼장자도를 운행해왔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갈수록 이용객이 줄어든 데다 유류비와 유지보수비 등이 상승하면서 적자만 늘어났다. 하루 평균 이용객이 170명으로 연간 수익이 7000만원에 불과했으나 유지비는 3억 8000만원이 쓰여지는 실정이었다.

결국 1년 전 버스 운행이 중단됐다. 시는 그동안 시내버스 감축과 노선 변화를 통해 수익 구조 개선에 나섰으나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급기야 매각에 나섰다.

하지만 매각 대금이 2대를 합쳐 3100만원에 그쳐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마침 경기지역에서 최근 100여대의 2층 버스 매물이 나와 제값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시의회에서 질타가 이어졌다.

나종대 시의원은 시 행정감사를 통해 “사전에 치밀하지 못한 경제성 검증과 예상 문제점에 대한 검토, 부실한 관리 등으로 2층 버스가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매각됐다”며 “다시는 이런 사례가 반복돼서는 안된다”고 따졌다. 서동수 의원 역시 “2층 버스가 상대적으로 헐값에 팔리면서 예산 낭비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꼬집었다.

시 관계자는 “고가의 차량이 저렴하게 매각된 것을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 적자폭이 매우 크고 엔진 결함 등 승객 안전 문제도 있어 매각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경기도권 동일 차종 역시 1500만~2000만원에 거래되다보니 우리 버스도 그 이상 받기가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군산=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