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북핵 도발, 독재 유지 수단…진정한 평화는 강력한 힘과 의지에서 온다”

입력 2023-11-28 18:14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1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전체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 정권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무력 도발을 일삼는 것은 이것이 전체주의 독재권력을 유지하는 유일무이한 수단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정한 평화는 압도적이고 강력한 힘과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언제라도 그러한 힘을 사용할 것이라는 단호한 의지에 의해서 구축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2024년, 25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으로 활동하면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28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제21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개회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1994년 미북 제네바 합의, 2005년 6자 회담국들 간의 9‧19 공동성명, 2007년 2‧13 합의와 10.3 합의 등 그동안 북한의 비핵화에 관한 여러 합의가 있었다”며 “이들 합의 중 어느 것 하나라도 제대로 이행됐더라면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에 맞춰 대규모의 대북 지원과 투자가 이뤄졌을 것이며, 북한 경제가 발전하고 북한 주민의 삶은 지금과는 확연하게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정권 옹위 세력을 결집시키는 수단”이라며 “북한 정권은 핵과 미사일로 대한민국의 현대화된 비핵 군사력을 상쇄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은 핵무력 사용 위협을 가해 우리 국민의 안보 의지를 무력화하고 동맹과 우방들과의 공조를 와해시키려고 하지만,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상대방의 선의에 기댄 평화는 꿈과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류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윤 대통령은 “정부 출범 직후부터 대북 핵억지를 위한 3축체계 구축에 노력을 가속화했다”며 “대북 억지력을 한층 더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대북 핵억지를 위한 노력으로 한‧미 양국이 지난 4월 워싱턴선언을 통해 한‧미 동맹을 핵기반 군사동맹으로 격상한 점, 한‧미‧일 3국 간에 미사일경보정보 공유시스템이 구축되고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기로 한 점 등을 들었다.

윤 대통령은 “북한 주민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당국의 혹독한 감시와 처벌 속에 기본적인 인권조차 유린당하고 있다”며 “북한 인권을 개선하는 근본적인 힘은 바로 진실”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지난 봄에 역대 최초로 북한 인권보고서를 공개 발간한 것을 여러분도 다 알고 계실 것”이라며 “수백 명의 탈북자들의 증언과 증거를 바탕으로 현재의 인권 침해 실상을 낱낱이 정리해 국제사회에 알렸다”고도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지향하는 민주평화통일이라는 것은 남북한 모든 구성원이 자유를 누리며 함께 번영하는 통일”이라며 “북한 인권의 개선 없이 민주평화통일의 길은 요원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 인권, 법치가 살아 숨쉬는, 그러한 통일 대한민국을 이루겠다는 것이, 우리의 확고한 의지와 노력이 국제사회의 호응과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을 향해 “민주평통은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 국민적 의지와 역량을 하나로 결집하는 헌법기관”이라며 “이 자리에 함께하신 자문위원 여러분께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 통일 외교의 전령이 돼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동참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존경하는 위원 여러분들의 위국 헌신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며 “저 또한 민주평통 의장으로서 여러분들의 활동과 노력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말로 개회사를 마쳤다.

민주평통은 헌법상 대통령 자문기구로 2년마다 전체회의가 열린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현장 회의는 한동안 열리지 못했고, 이날 현장 회의는 6년 만에 개최된 것이었다. 회의에는 올해 새롭게 임명된 제21기 민주평통 자문위원 1만여명과 전·현직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각 지방자치단체장 등 총 1만1500여명이 참석했다. 영 김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에드 데이비 영국 자유민주당 당수, 연아 마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상원의원 등은 영상을 통해 축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