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황의조 사건’ 논의 시작… 오늘 회의

입력 2023-11-28 14:52
한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황의조가 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중국과 가진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2차전 원정경기를 앞두고 애국가 연주 때 동료들과 어깨동무를 하며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가 사생활 영상 유출 과정에서 불법 촬영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국가대표 공격수 황의조(31·노리치시티) 사건과 관련해 논의 기구를 구성했다.

협회는 28일 “오후 3시30분 윤리위원회, 공정위원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등으로 별도의 논의 기구를 구성해 황의조 관련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구의 회의 내용은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황의조의 사생활 영상은 지난 6월 형수 A씨에 의해 공개됐다. A씨는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하고 자신을 옛 연인이라고 주장하면서 “황의조가 다수의 여성과 관계를 맺고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촬영물 등 유포)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 5월부터 황의조에게 “(사생활 영상을) 유포하겠다” “풀리면 재밌을 것”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 협박한 혐의(촬영물 등 이용 협박)도 받는다. A씨 부부는 황씨의 해외 활동에 동행하며 사실상 매니저 역할을 맡았다.

이 과정에서 황의조는 영상 속 당사자인 당시 연인과 성관계 영상을 불법적으로 촬영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은 지난 18일 공개됐다.

이로부터 사흘 뒤인 지난 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중국을 3대 0으로 이긴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2차전 원정경기에 황의조가 출전해 논란을 촉발했다.

황의조를 경기에 투입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은 “한국에서 (황의조 사생활 관련) 논란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명확한 혐의 사실이 나오기 전까지는 진행 중인 사안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클린스만 감독과 협회가 모두 비판 여론에 휩싸였다. 협회는 클린스만 감독의 결정에 입장을 내지 않아 방관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황의조는 피해자인 옛 연인과 영상 촬영에 합의했다고 주장하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 신상을 연상할 수 있는 단서를 일부 공개해 ‘2차 개해’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 황의조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거나 출전을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