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NPB) 현역 투수가 팀 후배들을 폭행·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구단은 연봉 계약을 보류한 데 이어 퇴단 조처까지 고려하고 나섰다.
스포츠호치 등 일본 현지 매체들은 도호쿠 라쿠텐 골든이글스가 소속 투수 안라쿠 토모히로(27)의 괴롭힘 논란과 관련해 팀 내 증언을 수합했다고 27일 보도했다. 안라쿠는 후배들을 때리거나 라커룸에서 옷을 벗게 하는 등 괴롭혔다는 의혹을 받는다. 메일을 통해 선수단 및 관계자 100명을 조사한 구단 측은 결과를 토대로 추후 본인을 재차 면담하기로 했다.
실태는 피해자들이 구단 측에 고통을 호소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안라쿠는 상습적으로 후배들을 식사 자리에 불러내고 이를 거절하는 선수를 표적 삼아 괴롭힌 것으로 알려졌다. 올 시즌 중엔 라커룸에서 하의를 내리게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또 2021년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캠프 도중 그에게 머리를 맞아 정신적 충격을 호소한 선수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안을 보고 받은 라쿠텐은 지난 25일로 예정됐던 안라쿠의 2024시즌 연봉 계약을 미루고 진상 파악에 나섰다. 피해자가 10명을 넘는다는 주장도 나온 만큼 구단 관계자 전반을 대상으로 설문을 벌여 피해 사실을 수합했다. 오는 30일까지 NPB에 제출하는 보류 명단에 포함되지 않을 시 안라쿠는 자유계약선수가 된다.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라쿠텐에 입단한 안라쿠는 이듬해 1군에 데뷔했다. 그러나 주목받은 데 비해 선발투수로 남긴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고, 이후 불펜으로 전향했다. 올 시즌엔 3승 2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04를 기록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