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한결같이’ 개업일 판매금 환우들에 기부한 따스한 맛집

입력 2023-11-27 11:29 수정 2023-11-29 16:22
전주시 금암동에 있는 음식점 일등병부대찌개 박진희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유희철 전북대병원장(세번째)에게 후원금을 전달하고 병원 관계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전북대병원 제공.

“한 끼 한 끼 손님들의 식사비가 모였습니다. 불우한 환우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전북 전주시 금암동에 있는 음식점 ‘일등병부대찌개’(대표 유규석)가 병마와 싸우고 있는 환우들을 위해 20년째 개업기념일 판매금 전액을 병원에 기부해 화제가 되고 있다.

전북대병원은 일등병부대찌개가 300만원의 성금을 기탁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날 전달된 성금은 음식점의 개업기념일이었던 지난 11일 식당을 찾은 손님들의 식사비로 모아진 정성을 담은 것이다.

2003년 11월11일 문을 연 일등병부대찌개는 이듬해 첫 생일에 뭔가 사회에 기여할 부분을 찾았다. 그리고 이날을 ‘사랑나눔일’로 정하고 도로 건너에 있는 전북대병원에 해마다 기부하기로 마음먹었다.

첫 해 70만원을 시작으로 기부금은 계속 늘어 지난해와 올해는 300만원을 후원했다. 그 동안 예수병원과 전주병원에도 51만∼86만원의 성금이 5차례 건네졌다.


20년째 개업기념일 판매금을 불우환우들을 위해 전액 전북대병원 등에 기부해 온 일등병부대찌개.

이같은 사연이 소문이 나자 개업일엔 그 어느 날보다 북적였다. 어떤 손님은 “좋은 일에 보태라”며 밥값의 2배 이상을 놓고 갔다.

지금까지 이 음식점이 기부한 액수는 모두 4303만 8000원에 이른다.

기부금은 병원 사회복지후원회를 통해 경제 사정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쓰였다. 또 병원 내 암센터 호스피스병동의 환자와 보호자, 자녀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되고 있다.

더불어 일등병부대찌개는 올해 개업 20주년을 맞아 지역 이웃돕기에도 나섰다. 지난 6월부터 홀로사는 노인 등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위해 매달 40여명에게 따뜻한 밥 한끼씩을 대접하고 있다.

대표인 유규석·박진희 부부는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하는 마음에 개업기념일 마다 잊지 않고 찾아주시는 손님들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손님 한분 한분의 정성을 모아 주변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희철 전북대병원장은 “지난 20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병원과 호스피스병동의 불우한 환우를 위해 후원해 주신 것에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며 “따뜻한 마음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보내주신 성금이 소중하고 뜻깊게 쓰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