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용범위가 넓어진 ‘그린수소’ 에너지를 친환경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서서히 열리고 있다. 탄소중립 시대에 주목받는 무공해 에너지다.
27일 광주과학기술원(GIST)에 따르면 신소재공학부 이상한 교수와 에너지융합대학원 김희주 교수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시스템은 광전극에 모듈화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대면적화 가능한 유기금속 할라이드 페로브스카이트(이하 페로브스카이트) 광전기화학 연구의 성과다.
수소 에너지는 생산 방식에 따라 그레이, 블루, 그린 수소로 구분된다. 이 중 ‘그린수소’는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되고 있어 수소 에너지 중 가장 친환경적이다.
태양광을 이용한 그린수소 생산에는 물을 포함하는 전해질과 반도체 광전극을 활용한 ‘광전기화학 물분해 방법’이 주로 이용된다.
최근에는 ‘페로브스카이트’와 같은 제조 공정이 간편하고 높은 효율의 새로운 물질로 광전극을 제조하려는 연구들이 잇따라 시도되고 있다. 고효율과 고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광전기화학 시스템의 실용화와 이를 통한 그린수소의 대량 생산을 위해서는 대면적의 광전극 개발이 필수적이다. 특히 실제 태양광 아래에서의 현실 검증이 중요하다.
하지만 소자의 면적이 넓어질수록 커지는 저항 손실, 균일하지 못한 박막의 형성, 물질 내부의 결함으로 인해 대면적의 페로브스카이트 광전극은 높은 효율을 보이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대면적화가 힘들어 페로브스카이트를 기반으로 제작된 광전극을 실용화하기에는 어려움이 크다는 것이다.
페로브스카이트 광전극은 면적이 넓어질수록 효율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특성이 있어 최적의 효율을 보이는 단위 소자의 면적을 찾는 게 필요했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광전기화학 시스템의 대면적화를 위해 페로브스카이트 광전극을 평행하게 연결했다.
이를 통해 효율 저하가 최소화된 높은 확장성(Scalability)을 가진 즉 쉽게 높은 효율의 대면적화가 가능한 페로브스카이트 광전기화학 모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모듈은 페로브스카이트 광양극과 광음극을 모두 포함하는 시스템이다. 광전기화학 모듈 중 최초로 외부 전압이 필요 없는 무전압 조건에서 구동 가능하게 된 것이다.
연구팀은 총 16개의 단위 소자를 연결해 제작된 4㎠ 면적의 페로브스카이트 광전기화학 모듈은 연구실 환경이 아닌 실제 태양광 환경에서 현실 검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실험실 환경의 91% 정도의 광량으로도 외부 전압 없이 11.52 mA의 높은 광전류를 생산했다.
GIST 신소재공학부 이상한 교수가 주도하고 에너지융합대학원 김희주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GIST 최호중 박사와 GIST 박사 졸업 후 독일 과학연구소 헬름홀츠-젠트럼 헤레온 그룹 리더인 서세훈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수행했다.
한국연구재단의 미래수소원천기술개발, ERC 선도연구사업과 GIST 개발과제(차세대에너지연구소)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트 사이언스’의 표지 논문으로 선정돼 24일 게재됐다.
이상한 교수는 “기존 방식과는 다른 광전극의 모듈화 기술을 통해 대면적의 페로브스카이트 광전기화학 시스템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면서 “향후 후속 연구와 모듈화된 광전극을 통해 그린수소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의 실용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