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찾은 이준석 “대구 현역 의원 12명 중 절반 이상 물갈이 될 듯”

입력 2023-11-26 18:01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 토크 콘서트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26일 “내년 총선에서 대구 국회의원 12명 중 절반 이상이 물갈이 대상이 될지 모른다”며 “대구 출마를 결심한다면 명분이 있는 곳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총선에서 대구에 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이어 “신당을 창당하고 대구에 출마한다면 절대 혼자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충분한 사람들과 대화하고 있고, 공감의 뜻을 밝힌 사람도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당초 예고했던 12월 27일보다 신당 창당 일정을 더 앞당길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비쳤다.

신당 창당 시기와 관련해 이 전 대표는 “그저께만 해도 복수의 우리 당 의원들이 전화로 ‘12월 27일보다 더 기다렸다가 판단해주면 안 되냐’고 말을 했다”며 “(이에) ‘그 이상 늦추면 저도 선택할 길이 줄어들게 된다’고 제가 답했다. (12월 27일보다) 빨라질 수는 있지만 늦어질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대구, 경북 그리고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이란 주제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1년 반이 지났는데, 오히려 삶이 고달파졌다면 이제는 대구 시민들이 문제의식을 느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한심한 ‘뉴노멀’에 적응해나가는 것이 보수라면, 그리고 이것이 대구의 정치라면 우리는 수구가 돼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권 텃밭인 대구·경북에서 정부와 여당에 대한 심판론을 꺼내 든 것이다.

이 전 대표는 특히 윤 대통령의 외교 정책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관련 정부 조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미국의 안보 이익에 동참했지만, 윤 대통령은 안타깝게도 우리의 경제적 이익은 찾아오지 못했다”며 “윤 대통령이 해외에 약속한 수십조의 투자가 사실은 구미의 LCD 공장이 빠져나간 자리에 배터리 산업으로 재투자됐어야 하는 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는 우리 외교가 해외에 수십조 투자를 약정하고, 반대급부로 황금마차를 타는 외교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전 대표는 “유사시에 가장 선봉에서 상륙작전을 펼쳐야 할 해병대 장병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다잡지 못하면 어떻게 나라를 지킨단 말이냐”며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을 조사하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을 국방부가 항명·상관 명예훼손 등 혐의로 재판에 넘긴 것을 비판했다.

이날 토크콘서트는 이 전 대표가 지난 19일부터 ‘온라인 연락망’을 통해 지지자 구축에 나선 이후 처음 으로 지지자를 상대로 연 행사다. 이 전 대표의 온라인 연락망에는 26일 현재 5만명 넘는 인원이 참여했다.

이 전 대표 측근으로 꼽히는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과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이기인 경기도의원도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이 전 대표의 지지자들은 이날 1300석 규모의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토크콘서트 시작 후 미국 인기드라마 ‘왕좌의 게임’ 배경음악과 함께 이 전 대표가 입장하자 지지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이준석, 이준석’을 연호했다.

대구=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