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권에 연달아 덜미 잡힌 우리카드…여자부는 흥국 천하

입력 2023-11-26 17:57 수정 2023-11-26 17:59
프로배구 남자부 OK금융그룹 오기노 마사지 감독이 2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경기 도중 손을 들어 지시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선두 탈환을 노리던 우리카드가 중위권의 반격에 발목을 잡혔다. 여자부에선 ‘1강’ 흥국생명이 굳히기에 나섰다.

남자부 4위 OK금융그룹은 2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위 우리카드와의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3대 0으로 완승했다. 직전 경기였던 대한항공전 패배 여파 없이 난적을 잡아냈다.

승부를 가른 건 제공권 싸움이었다. OK금융그룹은 이날 블로킹으로만 10점을 쓸어 담았다. 치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경로를 파악한 것이 주효했다. 반대로 우리카드의 블로킹 득점은 2점으로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에이스들의 컨디션도 차이가 분명했다. 최근 경기력 기복에 이석증 진단까지 받은 우리카드의 주포 마테이는 13득점 공격 성공률 37.14%에 그쳤다. OK금융그룹 레오의 19득점 56.25%와 대비됐다. 송희채(13득점) 신호진(8득점)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3세트 들어 우리카드가 힘을 내며 승부를 듀스로 끌고 갔지만 이미 대세는 기운 뒤였다.

선두를 달리던 우리카드는 시즌 첫 연패로 주춤하면서 대한항공에 승점 3점 뒤진 2위를 유지했다. 패배를 안긴 상대가 추격자들이라 더 뼈아팠다. 지난 23일 주포 요스바니를 앞세운 3위 삼성화재에 0대 3 완패한 데 이어 두 경기 연속으로 이렇다 할 반격도 하지 못한 채 무릎 꿇었다.

OK금융그룹은 올 시즌 남자부 최다인 3091명의 관중 앞에서 대어 사냥에 성공했다. 한 경기 덜 치른 삼성화재와의 격차는 승점 1점으로 줄어들었다.

순위싸움이 치열한 남자부와 달리 여자부는 흥국생명의 독주 체제가 확고하다. 전날 한국도로공사전 3대 0 완승으로 7연승을 완성한 흥국생명은 올 시즌 가장 먼저 10승(1패) 고지를 밟았다. 2위 현대건설과의 승점 차이는 8점까지 벌렸다.

흥국생명이 자랑하는 ‘쌍포’ 옐레나와 김연경은 어김없이 불을 뿜었다. 각각 21점과 14점을 폭발시키며 승리를 이끌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