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탄소 배출량’ 감축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항공업계가 2030년까지 배출량을 5% 줄이겠다는 공동 목표를 채택했다. 앞으로 지속가능항공유(SAF) 연구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26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UN 산하 기구인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제3차 항공 및 대체연료 회의에서 2030년까지 항공기 탄소 배출량을 기존보다 5% 줄이는 목표를 설정했다. 기존에 5~8%라는 목표를 두고 논의했는데, 결국 가장 낮은 5%대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항공은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2~3%를 차지한다.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섭씨 2도 아래로 억제를 목표로 하는 ‘파리 기후변화협약’은 산업 부문별 목표를 설정하지 않았지만, 항공업계는 2050년까지 ‘넷제로(탄소중립)’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SAF 활용 등에 힘써왔다. 하지만 비용 문제 등으로 SAF 활용도는 1% 미만에 불과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SAF에 대한 투자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콜롬비아의 ICAO 대표 마우리시오 라미레즈 코펠은 “투자자들에게 명확한 목표를 제공한 만큼 SAF 프로젝트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관계자는 “필요한 인프라를 조성하고, 더 많은 양의 SAF를 제공하는 것은 에너지와 금융 부문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SAF 생산량을 탄소중립이 가능한 수준으로 늘리려면 최대 3조2000억 달러(4179조원)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중국 러시아 등 일부 국가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이 목표가 항공사 운영 비용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에너지와 식량 안보에도 위협을 가해 개발 도상국을 차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등도 너무 높은 수준의 목표라며 이를 반대하고 있다.
프란시스 무왕기 케냐 민간항공국 상임 정책 연구원은 외신에 “아프리카 국가가 SAF를 자체 생산하려면 재무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의 경우 대한항공이 지난 6월부터 GS칼텍스와 함께 SAF 실증 연구 운항에 나선 상태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