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의 종교시설로 알려진 ‘하늘궁’에서 8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남성은 하늘궁 측에서 만병통치약이라고 주장하며 판매하는 ‘불로유’를 마신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경찰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10시30분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하늘궁에서 제공한 우유를 마셨다”는 내용의 119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과 소방 당국은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한 모텔 2층에서 80대 남성 A씨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해당 모텔은 하늘궁에서 운영하는 시설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부부는 허 대표의 신도로, 최근 하늘궁에 입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발견 당시 A씨 주변에는 마시다 만 우유가 있었다. 경찰은 이 우유가 하늘궁에서 판매되는 ‘불로유’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불로유는 일반 우유에 허 대표의 이름을 붙인 뒤 ‘허경영’을 외치고 상온에 보관한 우유다.
하늘궁 측에 따르면 이 우유는 썩지 않고 섭취하면 모든 질병이 사라지는 ‘만병통치약’의 효과를 낸다.
A씨는 하늘궁에 입소한 뒤 다른 음식을 먹지 않고 불로유만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평소 지병이 있어 아내와 함께 요양원에서 생활하다 최근 하늘궁에 입소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 사인을 조사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고 현장에서 수거한 우유에 대해 독극물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하늘궁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태림은 “A씨는 하늘궁에서 불로유를 구매한 적도 없고 해당 모텔에서 불로유를 마신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