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엑스포의 꿈, 이뤄진다” 마지막 건배사… ‘29일 새벽1시’의 운명은

입력 2023-11-25 15:49 수정 2023-11-25 16:00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4일(현지시간) 파리 브롱냐르궁에서 열린 국경일 리셉션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프랑스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주프랑스 대사관이 주최한 국경일 리셉션에 참석,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들을 상대로 부산의 2030 엑스포 개최 필요성을 강변했다. 이 리셉션에는 프랑스 거주 동포, 각국 BIE 대표를 포함한 파리 주재 외교단 등 500여명의 인사가 참석했고, 윤 대통령은 모든 테이블을 순회하며 참석자들과 각각 인사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이날 파리 브롱냐르궁에서 열린 리셉션에서 BIE 대표단과 외교단을 상대로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꽃 피워온 대한민국은 이제 자유와 연대의 국정기조 아래 국제사회에 책임 있게 기여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이 “전쟁의 폐허를 딛고 눈부신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뤄내면서 세계 최초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고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책임국가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자 한다”며 “우리 모두가 함께 도전에 맞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평화를 함께 지켜내면서 약자를 보듬고 나눔을 실천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은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2030년 부산 세계박람회를 통해 이러한 인류의 연대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프랑스는 지금까지 모두 9차례 박람회를 개최하면서 산업과 문화의 진보를 선도해왔다”고 말했다. 1878년 파리 박람회에서 에디슨의 축음기와 전구가 첫선을 보였고, 1889년 파리 박람회에서 등장한 에펠탑은 프랑스의 상징이자 인류의 유산이 됐다고 윤 대통령은 짚었다.

윤 대통령은 “이제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관문인 국제항구 도시 부산에서 2030년 세계박람회를 개최함으로써 그동안 대한민국이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도움을 돌려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6‧25 전쟁 당시 국제사회의 원조물자가 도착했던 부산은 한국의 성장 중심지가 됐고, 이제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에 기여하는 곳이 돼야 한다는 연설이었다. 윤 대통령은 “2030년 부산 세계박람회가 미래 세대를 위한 화합과 연대의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의 따뜻한 관심과 지지를 요청한다”고 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파리 브롱냐르궁에서 열린 국경일 리셉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리셉션은 윤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 기간 마지막 공식일정이었다. 윤 대통령과 방문단 일행은 지난 23일 프랑스 파리에 도착한 직후부터 만찬, 오찬, 리셉션의 3가지 외교 행사를 수행했다. 23일 만찬에서는 한국의 ‘문화 다양성’, 24일 오찬에서는 ‘개발협력’, 24일 리셉션에서는 ‘글로벌 중추 국가 대한민국의 역량’이라는 주제로 국제사회의 부산엑스포 지지를 요청했다.

마지막 일정인 리셉션에는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최재철 주프랑스 대사, 김은혜 홍보수석, 최상목 경제수석, 박형준 부산광역시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박 시장은 윤 대통령에 이어 단상에 올라 “엑스포 유치 과정이 단순히 표를 사기 위한 협상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를 발견하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건배를 제의하며 ‘아워 드림스(Our dreams‧우리의 꿈)’라고 선창했고, 참석자들이 ‘컴 트루(come true‧이뤄진다)’라고 외쳐 화답했다.

2030 엑스포 개최지를 결정할 투표는 파리 현지시간 기준으로 28일 오후 4시30분에 시작한다. 투표부터 결과 확인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파리 현지에서 기자들을 만나 “28일 현지시간 4시30분에 시작해서 1, 2차 투표까지 가게 된다면 모든 것이 30분 안에 끝난다”며 “한국시간으로는 29일 새벽 12시30분에서 1시 사이에 모든 것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프랑스 방문 일정을 모두 마친 윤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공군 1호기 편으로 한국으로 이동한다.

파리=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