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일시 휴전’을 맞아 인질과 수감자가 각각 풀려났다.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지 48일 만에 처음 이뤄지는 석방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 24일 오전 7시(현지시간·한국시간 23일 오후 2시)부터 나흘간 일시 휴전에 들어갔다.
25일 AP·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하마스는 이스라엘인 13명, 태국인 10명, 필리핀인 1명 등 인질을 석방했다. 석방된 인질 24명은 모두 건강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이스라엘군은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휴전 둘째 날인 25일 추가로 석방될 인질 명단을 하마스로부터 받아 검토한 뒤 가족들에게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1차로 석방된 이스라엘 어린이 4명, 고령 여성 5명과 그 가족 등 이스라엘 인질들은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의해 라파 국경 검문소로 이동해 이집트에서 이스라엘군에 인계됐다. 석방된 인질들은 이스라엘 병원 4곳에서 정말 검사를 받고 억류 상황에 관한 보안 신문을 받게 된다고 알려졌다.
이스라엘 인질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일시휴전 합의로, 태국인과 필리핀인 인질 석방은 태국과 하마스의 별도 합의로 이뤄졌다. 태국인 석방은 카타르와 이집트가 중재한 별도 합의에 따른 것이다. 조만간 2차 석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스라엘 남부 농장에서 일하다가 하마스에 납치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차 석방 인질들이 무사히 돌아왔다. 다른 인질들도 모두 반드시 무사히 돌아올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는 “대사관 직원들이 풀려난 인질들을 데려올 것”이라고 했다.
인질이 1차로 석방된 뒤 이스라엘은 합의에 따라 팔레스타인 수감자 39명을 석방했다. 인질 1명당 수감자 3명꼴이다. 처음 석방된 수감자는 여성 24명, 10대 남성 15명이다. 33명은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나머지 6명은 예루살렘에서 수감 중이었다.
양측은 휴전 기간인 28일 오전 7시까지 남은 인질과 수감자들을 차례로 풀어줄 것으로 보인다. 가자지구에 연료 등 인도주의적 지원도 가능하다. 라파 국경에 대기하던 구호품 트럭 약 200대와 유조차 반입 등이 허용했다.
양측은 하마스가 인질 50명을 석방하고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150명을 풀어주는 조건으로 나흘간 휴전한다고 합의했다. 풀려나는 인질이 10명씩 늘어날 때마다 휴전 기간도 하루씩 연장된다. 하지만 인질과 수감자 석방 이후 전쟁은 재개될 예정이다.
이스라엘군은 교전 중지 직후 가자지구 전역에 “주민들은 가자지구 북부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지 말라”는 전단을 뿌렸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 장관은 “잠시 쉬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이후 계속해서 완전한 군사력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 또한 “모든 저항 전선에서 대결을 확대할 것”이라며 “일시 휴전”을 분명히 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