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프랑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대표들과 만나 “대한민국은 2030 부산엑스포를 개최해 저희들이 국제사회로 받은 그 지원을 이제 돌려드리고, 또 저희들이 이룬 성장과 성취를 국제사회와 함께 나누고자 한다”고 만찬사를 했다.
국제사회의 도움과 그에 기반한 성장 모두가 부산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설명으로, 이제 부산이 국제사회에 책임 있는 기여를 하겠다고 설득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한국 현대사 속에서 부산의 의미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짚어주는 방식으로 BIE 대표들에게 엑스포가 부산에서 열려야 할 당위성을 말해 나갔다.
윤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대한민국이 공산 세력의 침략을 받았을 때, 부산은 밀려오는 피난민들을 품었던 자유의 마지막 보루였다”며 “그리고 국제사회의 원조물자가 도착하던 곳이 바로 부산항이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부산항은 전쟁 후에 원자재 수입과 상품 수출의 전진기지로서 대한민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끌어냈다”며 “여러분도 아시는 ‘한강의 기적’의 출발이 바로 부산항이었다”고 설명했다.
70여년 전 원조물자를 받던 곳이 현재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국제 항구도시’로 변모했으며, 이제는 부산이 인류 공동의 미래에 기여해야 할 때라는 것이 윤 대통령의 인식이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부산 이니셔티브’를 통해 개발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하는데 앞장서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엑스포는 우리들이 성취한 기술과 산업을 뽐내는 경쟁의 무대가 아니라, 서로 가진 것을 함께 나누는 연대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파리 프레젠테이션, 유엔총회 기조연설 등을 통해 부산엑스포가 ‘경쟁에서 연대로의 전환’이란 가치를 추구한다고 밝혀 왔다. 엑스포는 월드컵이나 올림픽처럼 경쟁하는 무대가 아니라, 과학기술과 산업 발전을 세계 시민에게 정당하게 공유하는 토대가 돼야 한다는 말이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현지 브리핑에서 “파리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대통령의 유치전은 우리의 위상을 뽐내는 경쟁의 무대가 아니라 모든 참가자들이 마음껏 고유한 문화와 전통을 선보이는 소통 엑스포로, 또 미래세대를 하나로 연결하는 만남의 장으로 부산을 알리는 총력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5일까지 파리에 머물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4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각국 BIE 대표들을 직접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막판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고 약속했었다. 2030엑스포 개최지는 28일 열리는 BIE 총회에서 182개 회원국의 익명 투표를 거쳐 선정된다. 윤 대통령은 BIE 회원국 대표들에게 “부산은 여러분을 맞이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파리=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