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깃꼬깃… 신문지에 곱게 싼 1800만원 놓고 간 70대

입력 2023-11-26 07:00 수정 2023-11-26 07:00
전북 고창군은 24일 “7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지난 23일 오전 9시30분쯤 사회복지과를 찾아와 이웃돕기성금으로 1800만원을 기탁하고 ‘좋은 곳에 써 달라’고 말한 뒤 떠났다”고 밝혔다. 사진은 익명의 기부자가 신문지에 싸 놓고 간 기부금. 뉴시스

이웃의 생활고를 먼저 생각한 ‘기부 천사’들의 선행이 연말을 앞두고 몰아치는 강추위에 강한 온기를 불어넣었다. 전북 고창에서 익명의 노인이 신문지에 곱게 싼 현금 1800만원을 이웃돕기성금으로 군청에 놓고 홀연히 떠났다.

고창군은 24일 “7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지난 23일 오전 9시30분쯤 수수한 차림으로 군 사회복지과를 찾아와 이웃돕기성금으로 1800만원을 기탁하고 ‘좋은 곳에 써 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기부자는 이름과 거주지를 묻는 담당 공무원에게 관내 연안 지역인 상하면에 거주한다는 말만 남기고 일체의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

이 익명의 기부자도 도움을 받은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군에 따르면 기부자는 “과거 동생의 투병 시기에 군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쓰고 싶었다. 이제 나이가 들어 삶을 회고하고 정리하는 의미에서 기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형편이 넉넉지 않은 어르신께서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온정의 손길을 베풀어 주셨다. 대단히 감사하다”며 “기탁하신 성금은 기부자의 뜻을 받들어 필요한 분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