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美 진출 본격화… KBO, MLB에 포스팅 요청

입력 2023-11-24 17:42
이정후가 지난달 1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키움 히어로즈의 2023시즌 최종전에 앞서 몸을 풀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제공


이정후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4일 “오늘 키움 히어로즈 구단의 요청에 따라 이정후를 MLB 30개 구단에 포스팅해 줄 것을 MLB 사무국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23일(현지시간)부터 추수감사절 연휴에 들어감에 따라 이정후의 포스팅은 12월 초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MLB 30개 구단은 MLB 사무국이 포스팅을 고지한 다음날 오전 8시(미국 동부시간대 기준)부터 30일째 되는 날의 오후 5시까지 이정후와 계약 협상을 할 수 있다.

앞서 키움 구단은 비공개 경쟁 입찰을 뜻하는 포스팅 시스템에 필요한 이정후의 의료 기록 자료를 KBO에 제출했다. 계약을 체결하게 될 경우 한·미선수계약협정에 따른 이적료를 키움 구단에 지급해야 한다. 만약 협상 만료일까지 계약에 이르지 못하면 포스팅은 종료돼 이정후는 다음해 11월 1일까지 포스팅될 수 없다.

KBO리그에서 7시즌을 보낸 이정후는 2022시즌이 끝난 후 빅리그 도전을 공식화했고, 올해 1월 말에 MLB의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와 손을 잡았다. 이정후는 MLB 사무국이 포스팅을 공식 발표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에이전트인 스콧 보라스와 함께 협상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본격적인 협상 전이지만 벌써 이정후를 향한 구단들의 관심이 뜨겁다. 만 25세의 어린 나이에 타격, 수비, 주루에서 모두 빼어난 기량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KBO 평균 연령보다 11.2년 빠른 18세에 데뷔해 7년 동안 통산 타율 0.340, 출루율 0.407, 장타율 0.491을 기록했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20개 팀이 이정후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예상 행선지로는 뉴욕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거론되고 있다. 양키스는 타격 능력을 갖춘 좌타자 외야수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샌프란시스코의 피트 푸틸라 단장 역시 이정후가 부상으로 결장하던 때에도 직접 한국을 방문해 훈련 과정을 살핀 바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키는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탄생할지도 관심을 모은다. 이정후의 몸값으로 많게는 5600만 달러(4년·약 733억원)까지 예상되고 있는데, 이는 2012년 류현진이 한화에서 LA 다저스로 향할 때 받은 3600만 달러(6년·약 470억원)를 훌쩍 넘어선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