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지하철 시위에 대해 원천 봉쇄 방침을 밝힌 지 하루만인 24일 박경석 전장연 대표가 시위 도중 경찰에 체포됐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이날 오전 8시50분쯤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승강장에서 선전전을 하던 박 대표를 퇴거불응·철도안전법·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박 대표는 연행 과정에서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고, 오전 9시5분쯤 혜화역 앞에서 구급차를 타고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이송됐다.
전장연 측은 “경찰이 박 대표의 몸을 무리하게 들어 이동시키려고 하면서 부상이 있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시위 도중 경찰이 어떤 고지도 없이 갑자기 박 대표를 강제 연행했다고도 했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연행 과정에서 엘리베이터에서 나온 직후 박경석 대표가 스스로 휠체어에서 내려 바닥에 드러눕는 행동을 한 것”이라면서 “체포자인 76기동대 소속 경찰관이 체포 죄명, 체포 이유 및 미란다 원칙을 박경석 대표에게 고지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현재 병원에 입원했으며 경찰은 병원에서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전장연은 이날 승강장 선전전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하철 역사 시위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서울교통공사의 결정에 거세게 반발했다. 이들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사진입 원천 봉쇄는 불법적이며 헌법과 교통약자법에 명시된 권리를 부정하는 장애인 이동권 원천 봉쇄”라고 규탄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전날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를 원천 봉쇄하는 강경 대응 방안을 내놨다. 공사는 지난 21일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전장연의 역사 진입 차단, 진입 시 승강장 안전문 개폐 중단 등 승차 제한, 모든 불법행위에 대한 법적 조치를 골자로 하는 3단계 대응책을 마련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