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지하철시위 봉쇄는 혐오정치” 반발…대표 현행범 체포

입력 2023-11-24 10:22 수정 2023-11-24 11:05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24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서 열린 서울교통공사 전장연 시민 불복종 지하철 행동 원천봉쇄에 대한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교통공사(서교공)가 지하철 시위 원천 봉쇄 방침을 밝힌 데 대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24일 “시민과 장애인을 구분하고 갈라치는 혐오정치의 발상”이라고 반발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오전 8시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동대문 방향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장애인 이동권을 원천 봉쇄하는 불법적인 조치”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기자회견과 지하철 선전전에는 전장연 활동가 10여명이 모였다.

앞서 서교공은 전날 “전장연 시위를 원천 봉쇄할 것”이라며 최고 수위의 대응을 선언했다. 전장연이 고의로 열차를 지연시킬 수 없도록 ‘역사 진입 차단’ ‘진입 시 승강장 안전문의 개폐 중단 등 승차 제한’ ‘모든 불법행위에 법적 조치’를 골자로 하는 3단계 대응에 나선다는 내용이다.

전장연이 지하철 운행 지연 목적으로 승차를 시도할 경우 경찰과 협력해 승차 자체를 막고, 반복된 제지에도 시위를 중단하지 않을 때는 해당 역을 무정차 통과하기로 했다.

박 대표는 이날 “전장연의 시민 불복종 출근길 지하철 행동은 장애인 이동권 보장에 대한 예산 요구”라며 “전장연이 요구한 특별교통수단 정부지원금 3350억원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전장연 요구 예산을 내년 예산에 반영하는 약속을 한다면 다음 달 1일 오전 8시에 예정된 ‘56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집회를 멈추겠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현행법상 지하철은 신고 대상인 옥외 집회가 아니라는 점에서 전장연의 지하철 출입구 진입을 막지 않았다.

하지만 전장연이 기자회견 직후 지하철 4호선을 타고 이동하려 하면서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양측의 대치가 이어지자, 경찰은 오전 8시49분쯤 퇴거불응 혐의를 적용해 박 대표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박 대표는 경찰의 호송 과정 중 바닥에 누워 장기간 대치하다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