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합할 때” vs “혁신 먼저”…국민의힘, ‘김기현 체제’ 놓고 공방

입력 2023-11-23 18:28
국민의힘 소속 이용 의원과 성일종 의원. 뉴시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의원들이 23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쇄신 압박을 받고 있는 현 지도부 체제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단결이 우선’이라는 주장과 ‘혁신이 먼저’라는 주장의 대결이었다.

친윤(친윤석열)계 초선 이용 의원은 “김기현 대표 체제로 똘똘 뭉쳐야 한다”며 단결을 강조했다.

반면 재선 성일종 의원은 “총선에서 이기려면 혁신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이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총선이 불과 4개월 남은 상황에서 ‘비대위’ 거론은 국민들이 볼 때 당 내부의 권력투쟁으로만 비친다. 결국 총선에서 지겠다는 얘기”라며 “그래서 비공개 의총 때 ‘김기현 체제로 힘을 모아서 하나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의 발언 직후 성 의원은 “이기는 혁신을 해야 하고, 당이 변화해야 한다”며 “내려놓을 때는 내려놔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성 의원은 “단합이 안 돼서 어려움에 처한 게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윤·중진 용퇴론’으로 지도부를 압박 중인 인요한 혁신위에 힘을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3일 충남도청에서 김태흠 충남지사와 면담한 뒤 손을 맞잡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소속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날 충남도청에서 인 위원장을 만나 “중진들이 혁신위 얘기를 받지 않고 시간을 끈다면 논개처럼 다 끌어안아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진들, ‘윤핵관’이라 일컬어지는 분들이 험지로 나가든 불출마하든 용퇴하든 당을 위해 희생과 헌신의 필요성이 있다고 하신 말씀은 당연한 말씀”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특히 울산 남을에서 4선을 지낸 김 대표의 ‘울산 출마설’에 대해선 “혁신위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라며 “올바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혁신위는 ‘외연 확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혁신위는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를 여의도 당사로 초청해 ‘과학기술 인재 육성과 정치’를 주제로 강연을 들었다.

다만 양 대표는 강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한국의희망)는 완전히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합당을 얘기하는 건 합당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구자창 정우진 박성영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