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에서 출발해 삼척까지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동해안 관광의 명물 ‘바다열차’가 16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코레일과 관련 지자체의 예산 합의가 불발되면서 노후한 열차 교체가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코레일관광개발은 최근 공지사항을 통해 강릉~동해~삼척 해안을 운행해온 바다열차가 다음달 26일을 끝으로 운행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2007년 7월부터 운행을 시작한 바다열차는 강릉역에서 삼척해변역 구간 53㎞를 달리는 영동지역의 대표적인 관광 상품이다.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도록 바다 방향으로 배치된 좌석과 프러포즈실, 가족석, 포토룸 등 특색 있는 공간들로 가족, 연인 할 것 없이 인기를 끌었다.
바다열차는 1시간 10분 거리를 주중 하루 왕복 2회, 주말 3회 정도를 운행하며 이를 예약하기 위한 관광객들의 경쟁도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14년 간 바다열차를 이용한 관광객만 195만명에 이른다.
하지만 이 같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바다열차는 다음달 성탄절을 끝으로 운행을 멈추게 됐다. 노후화 된 열차를 개조해 16년 간 운행하면서 열차 수명이 다됐으나 신차 도입을 위한 코레일과 강릉·동해·삼척 간 140억원 예산 분담 논의가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운행 중단 소식에 마지막으로 바다열차를 탑승해보려는 관광객들이 문의와 예약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일부 커뮤니티에선 누리꾼들이 운행 종료 소식에 지난 추억을 떠올리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한 여행 커뮤니티의 누리꾼은 “10년 전 여름휴가 때 바다열차를 탔던 추억이 생각난다”며 “지자체간 원만한 협의를 통해 재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도 역시 “바다와 가까운 역들도 없어지고, 바다열차도 없어진다”며 “기차여행이 점점 낭만을 잃어가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강릉시 관계자는 “신차 도입을 위한 지자체 분담비와 매년 지급해야 할 운영비 등을 둘러싸고 몇 차례 회의가 열렸지만 아쉽게도 재정이 열악한 3개 지자체 입장에서는 많은 부담이 돼 이런 결정이 내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