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을 위기’ 부천시립노인전문병원…올해만 적자 11억

입력 2023-11-23 13:35 수정 2023-11-23 13:38
부친시립노인전문병원 전경. 병원 제공

경기 부천시립노인전문병원이 운영 적자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23일 부천시와 부천시의회 등에 따르면 혜원의료재단이 부천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 중인 부천노인전문병원은 2021년과 지난해 2억7000만원씩 운영 적자를 봤다. 올해 적자 폭은 11억원까지 늘어나며 최근 3년간 누적 적자가 17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부천노인전문병원은 2010년 부천 작동에 지하 1층∼지상 5층, 234병상 규모로 건립된 이후 지역 노인질환 환자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3주기 의료기관평가인증 취득에 이어 지난해 보건복지부 주관 공립요양병원 운영평가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하는 등 운영 성과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반복되는 운영 적자로 혜원의료재단은 8년째 위탁 운영 중인 부천노인전문병원에서 손을 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력 증원 동결, 공공요금 및 소모품 절약, 재활환자 도수치료 도입 등 자구책에도 적자 폭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혜원의료재단이 위탁 운영을 포기하면 현재 부천노인전문병원에서 치료 중인 194명의 환자는 당장 갈 곳을 잃어버린다. 또 민간병원에서 꺼리는 의료 수급자 수용 등 공공의료 복지서비스에도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의료계는 부천노인전문병원의 운영 적자를 피할 수 없는 일로 보고 있다. 전국공립요양병원협의회는 부천노인전문병원 등 노인 관련 공공의료기관의 운영 적자 원인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기침체, 물가상승에 따른 돌봄 비용 증가, 요양기관 증가에 따른 출혈 경쟁 등을 꼽았다. 인근 안산시립노인전문병원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수억원의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천시가 새로운 수탁자를 뽑는 일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의 경우 전남대병원이 10년간 위탁 운영하다가 재계약을 포기한 광주시립 제2요양병원의 새로운 수탁자를 4개월째 찾지 못하고 있다. 해당 병원의 최근 5년간 누적 적자는 29억원에 달한다. 이에 광주시는 공익적 비용 지원 등 위탁 조건을 개선하는 내용으로 관련 조례까지 개정했다.

부천시의회는 부천시립노인전문병원의 적자 보전 및 재정 지원 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윤단비 더불어민주당 부천시의원은 “위탁 운영사의 다양한 자구책에도 도무지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적자를 일정 부분 보전해 주는 것 등을 골자로 위탁 계약 변경이 가능한지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천시 관계자는 “행감에서도 지적됐던 내용이기 때문에 적자 보전 방안 마련을 위한 법률적 검토 등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천=김민 기자 ki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