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당일 남성들을 대상으로 한 ‘살인 예고’ 글을 올렸던 30대 여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수원지법 형사11단독 김수정 판사는 23일 협박 및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에 3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김 판사는 “피고인의 행동이 사회적으로 미친 피해가 매우 크고 공권력이 낭비됐다”며 “피고인은 과거 성폭행당할 뻔한 기억이 있어 남성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이 범행 동기라고 하지만, 이는 행동을 정당화하는 핑계이지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체 사진에 연예인 얼굴 사진을 합성해 게시한 혐의도 죄질이 좋지 않다”며 “인터넷 범죄는 (불법 촬영물이) 유포 및 복제돼 피해가 끊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A씨는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당일인 지난 8월 3일 오후 7시 3분 디시인사이드 게시판에 “서현역 금요일 한남 20명 찌르러 간다”는 글과 함께 흉기를 든 사진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한남’은 한국 남자의 약자로, 한국 남성들을 얕잡아 일컫는 혐오 표현으로 통용된다.
주거지에서 체포된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분당 흉기 난동 사건 당일) 그날 여성들이 큰 피해를 봤다는 뉴스를 보고, 남성들에게 보복하고자 글을 올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인터넷에 성명불상의 나체 사진에 연예인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게시한 혐의도 있다.
A씨 측은 지난 1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체포된 이후 매일 눈물을 흘리며 반성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은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