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개화·충격…판 뒤흔든 2차 드래프트

입력 2023-11-22 17:37
지난해 11월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시즌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승리한 SSG 관계자들이 기뻐하고 있다. 앞줄 왼쪽은 최우수선수 김강민, 오른쪽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뉴시스

4년 만에 열린 프로야구 2차 드래프트는 거물급 베테랑들들의 연쇄 이동이 눈에 띄었다. 이름값으로만 보면 FA 계약을 방불케 할 정도다.

키움 히어로즈는 22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개최한 2차 드래프트에서 SSG 랜더스 최주환을 전체 1순위로 지명했다. 최주환은 2018 시즌 타율 0.333 26홈런 108타점을 쓸어 담았을 정도로 타격에 재능이 있는 타자다. 하지만 2020년 SK 와이번스 이적을 기점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두 자릿수 홈런을 때릴 힘은 여전했으나 타율이 곤두박질쳤다.

히어로즈가 손을 내밀면서 최주환에게는 또 한 번 기회가 찾아왔다. 드넓은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도 20홈런을 넘겼던 만큼 장타력은 확실하다. 정확도를 끌어올리는 게 관건이다. 최주환은 “키움은 젊은 선수가 많아 밝은 팀이라는 인상”이라며 “좋은 성과를 내 팀에 보탬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키움 다음 순번의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는 모두 LG 트윈스 투수를 1라운드에 지명했다. 한화는 우완 이상규, 삼성은 좌완 최성훈을 뽑으며 마운드 보강에 나섰다. 여러 주전급 고참들도 줄줄이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삼성 우규민은 KT 위즈의 부름을 받았고 지난해 친정에 복귀했던 오선진은 1년 만에 롯데 자이언츠에 지명됐다. NC 다이노스는 거포 유망주인 송승환을 품었고 SSG는 포수만 2명 뽑았다.

가장 큰 충격을 던진 이름은 SSG의 베테랑 김강민이었다. 프로 데뷔 이래 SK-SSG 한 프랜차이즈에서만 뛰어 온 그는 한화의 4라운드 깜짝 지명을 받았다. 세대교체를 내세운 SSG는 불혹을 넘긴 김강민을 보호선수 명단에서 빼고 선수생활 지속 여부를 논의하던 것으로 알려졌다.

2차 드래프트로 투수 2명과 내야수 1명을 뽑은 삼성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도 알짜 영입에 성공했다. 최근 3년 연속으로 30세이브를 넘긴 김재윤과 4년간 최대 총액 58억원에 계약했다. 다만 삼성에서도 그대로 마무리를 맡을지는 미지수다. 역시 FA를 맞은 ‘끝판대장’ 오승환의 거취가 관건이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