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개전 46일 만인 22일(현지시간) 일시적 교전 중단에 합의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로부터 어린이와 여성 인질 50여명을 돌려받는 조건으로 4일간 휴전에 동의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각료회의에서 인질 석방 및 임시 휴전안이 통과됐다. 하마스는 휴전 4일간 인질을 하루에 10여명씩 단계적으로 석방하기로 했다. 추가로 인질 10명을 석방할 때마다 휴전 기간은 하루씩 연장된다.
인질 석방 대가로 이스라엘은 자국의 팔레스타인 아동·여성 수감자 150명을 풀어주기로 했다.
하마스도 텔레그램 성명에서 합의 사실을 확인하며 “인도주의적 휴전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휴전 시작 시점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23일이 유력하다.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처음으로 전투가 중단되면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은 다소 숨통이 트이게 됐다.
이스라엘은 휴전 기간 연료와 의약품 등 구호물자의 가자지구 반입을 허용키로 했다. 또 휴전 기간 가자지구 전역에서 누구도 공격하거나 체포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면서 북부와 남부 간 이동의 자유도 보장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합의 발표를 앞두고 “우리의 목표는 하마스를 완전 소탕해 다시는 우리를 위협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휴전 이후 전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번 협상을 계기로 완전 휴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강경 방침을 고수하던 이스라엘이 인질 협상을 받아들인 배경에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압력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합의가 이뤄져 매우 기쁘다”며 “나와 우리 국가안보팀은 협력국들과 긴밀히 공조하며 인질 석방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다”고 밝혔다. 1차 석방 인질에는 미국인 3명이 포함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는 “인질 석방은 물론 장기적으로 분쟁을 완화할 기회를 만들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강력한 압박이 이번 협상에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