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 자리에 있는 여러분이 일 디보를 존재하게 하고 계속해서 무대에 설 이유를 만들어준다. 우리는 정말 축복받았고, 감사하다. ”
21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7년 만의 내한공연을 가진 팝페라 그룹 일 디보가 오랜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일 디보는 대중에 크로스오버 장르를 처음 알린 ‘팝페라의 원조’다. 스위스 출신 우르스 뷜러, 프랑스 출신 세바스티앙 이장바르, 스페인 출신 카를로스 마린, 미국 출신 데이비드 밀러로 구성된 일 디보는 2004년 데뷔한 이래 쉬지 않고 노래해왔다.
이날 공연은 일 디보의 지난 20년을 돌아보는 약 20곡의 노래로 꾸며졌다. 첫 곡 ‘무시카’가 끝난 뒤 “7년이나 걸려 다시 한국에 왔다. 우린 이제 방탄소년단(BTS)과 함께 노래할 준비가 됐다”며 관객들의 웃음을 이끌어낸 세바스티안 이장바르는 “감사합니다”라고 한국말로 인사했다.
첫 앨범에 수록된 ‘파세라’와 ‘넬라 판타지아’를 연달아 선보인 일 디보는 관객들과 함께 2021년 코로나19로 사망한 멤버 카를로스 마린을 추모하는 시간을 잠시 가졌다. 일 디보는 지난해 카를로스 마린을 추모하는 투어를 열었다.
지난 해부터 카를로스 마린의 빈 자리를 채우고 있는 새 멤버 스티븐 라브리는 “힘든 상황 속에서 팀에 합류했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일 디보는 20년간 10개의 앨범을 냈고 11번째 앨범의 녹음이 이제 막 끝났다. 팬데믹을 지나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쇼는 계속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베사메 무초’ ‘키사스, 키사스, 키사스’ ‘에인트 노 마운틴 하이 이너프’ 등 흥겨운 곡들이 나오자 관객석의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춤을 췄다. 앙코르곡으로는 토니 브랙스톤의 ‘언브레이크 마이 하트’를 스페인어로 커버한 일 디보의 대표곡 ‘레그레사 아 미’, 그리고 ‘마이 웨이’를 선보였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