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승객에 “고마워요”… 기차 승무원의 ‘감동 메모’

입력 2023-11-22 15:52 수정 2023-11-22 15:55

열차 승무원이 탑승객인 젊은 군인에게 “나라 지켜줘 감사하다”는 내용의 메모와 함께 작은 선물을 전달해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22일 군 관련 제보 채널인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는 ‘육군 25사단 상승비룡부대에서 복무 중이다’는 병사 A씨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지난 10월 부대에서 바다열차가 열차 수명 만료로 인해서 올 12월을 끝으로 사라진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어릴 때부터 동해안으로 여행을 갈 때마다 추억을 만들어줬던 바다열차 소식에 안타까움과 슬픔을 느꼈다”고 말했다.

A씨는 “마침 강릉에 친척이 거주하고 있어서 11월 초 휴가 때 강릉, 동해를 방문해서 바다열차와의 작별 인사를 하기로 결정했다”며 “시간이 부족해 미처 환복하지 못한 채 (군복을 입고) 동해바다로 떠났다”고 설명했다.

A씨가 동해역에서 전투복 차림으로 바다열차에 탑승해 노을 진 바다를 보면서 안정을 취하고 있을 때 한 승무원이 ‘고생이 많으시다’면서 종이 백에 담긴 선물을 줬다고 한다.

A씨가 받은 봉투에는 여러 선물들과 함께 편지가 하나 들어있었다. A씨는 “편지 내용이 부대 안에서의 스트레스가 모두 날아갈 정도로 감동적이었다”며 메모 형식의 쪽지 편지를 공개했다.

승무원은 쪽지에 “고객님 안녕하세요, 늘 나라를 위해 애쓰시고 고생하시는 고객님께 작지만 선물을 준비해보았다”며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건강 챙기시고 나라 지켜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스트레스와 걱정들은 모두 푸른 동해바다에 던지고 힐링하는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고 적었다.


A씨는 “남은 군생활 편지 내용대로 열심히, 건강하게 하다가 전역하겠다”면서 “이번 여행을 인생 최고의 여행으로 만들어 준, 군 생활의 보람을 느끼게 해 준 따스한 승무원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커피전문점 ‘빽다방’ 아르바이트생인 하지호(25)씨가 군인 고객에게 커피와 함께 “나라를 지켜주셔서 감사하다”고 적힌 메모를 건네 이목을 끌었다. 이에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하씨를 집무실로 초대해 게임회사 인턴 합격을 위한 추천서를 건넸다.

하씨는 당초 선물로 준비된 태블릿 PC를 거절하며 “작은 행동이 누군가에겐 큰 기쁨이 될 수 있다고 평소에 생각한 것이기에 큰 선물을 받을 수 없다. 차라리 국가유공자에게 기부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