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업계가 30~40대 남성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취미에 진심’인 남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남성의 ‘덕질’을 응원하는 콘텐츠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22일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개그맨 이상훈이 출연해 키덜트족을 위한 한정판 장난감을 판매하는 모바일 생방송 ‘훈남들’이 오는 23일 론칭한다. 키덜트와 남성을 전면에 내세운 모바일 고정 프로그램은 업계 처음이다. 영화 ‘트랜스포머’ 한정판 피규어,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 피규어 등 총 11종을 할인 판매한다.
방송에는 유머러스한 콘텐츠도 녹아들었다. ‘아내 몰래 언박싱’ ‘피규어 당당하게 사는 팁’ 등 취미에 진심인 기혼 남성들의 일상을 코믹하게 표현한 내용도 담겨있다. 방송 제목인 ‘훈남들’은 ‘이상훈과 남편들’이라는 의미로 쓰였다는 게 롯데홈쇼핑 설명이다. 프로그램 출연자인 이상훈도 키덜트족으로 장난감 리뷰 소셜미디어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홈쇼핑이 30~40대 남성 소비자 공략에 적극 나서는 데는 이유가 있다.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부터 이달 22일까지 30~40대 남성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가전·스포츠·게임 등 취미용품 객단가가 평균 대비 50% 이상 높았다. 비싸도 기꺼이 지갑을 연다는 뜻이다.
신규 고객 유입이 필요한 홈쇼핑업계에서는 3040 남성을 전략적으로 선택할 만하다. 피규어 수집이 취미인 최모(36)씨는 “수집가에게 가격도 크게 중요한 게 아니다. 어떤 상품인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제품을 파는 곳이 있다면 판매처가 어디인지도 중요하지 않다”며 “상품 구성이 좋다면 홈쇼핑 회원 가입도 망설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수입차 상담 예약 상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 9일 자체 유튜브채널 ‘내내스튜디오’에서 ‘BMW 신형 5시리즈’를 소개하고 상담예약 상품을 선보였다.
이보현 롯데홈쇼핑 뉴미디어커머스부문장은 “취미생활을 위해 비용을 아끼지 않는 3040 남성 고객의 신규 유입을 확대하기 위해 새 방송을 론칭했다”며 “앞으로도 ‘멀티채널 상품 프로바이더’ 전략을 통해 모바일, 소셜미디어 등 채널별 타깃을 고려한 전용 콘텐츠와 상품을 기획해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