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경기도 의왕시의 한 요양병원 병실에서 80대 여성이 사망한 사건의 범인이 같은 병실을 사용하던 환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의왕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A씨(78·여)를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5월 7일 새벽 의왕시의 한 요양병원 병실에서 옆자리 환자인 B씨(82)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병실에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았고, 병실에 있는 환자 대부분이 잠들어 있던 데다 일부는 치매 환자여서 수사 진척에 어려움을 겪었다.
사건 당일 병실에는 환자 5명과 간병인 1명 등 모두 6명이 있던 상태였다. 범행 무렵 병실로 침입한 제3자도 없었다.
경찰은 병실 쪽을 비추는 복도 CCTV 영상 분석을 통해 CCTV의 사각지대에 A씨와 B씨만 있었고 이외 다른 사람이 접근하지 않았던 사실을 파악했다. 또 A씨가 평소 B씨에 대해 “짜증 난다” “싫다” 등 부정적 얘기를 종종 했다는 참고인 진술도 확보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B씨 사인이 경부압박질식사(목 졸림사)라는 소견을 전달받은 후 A씨를 유력한 살해 용의자로 특정했다.
이어 법의학자 등 전문가 감정을 받고,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조사하는 등 6개월이 넘는 수사 끝에 살인사건으로 최종 결론지었다.
경찰 관계자는 “병실 쪽을 비추는 CCTV 분석 및 법의학자 감정 결과 등을 바탕으로 수사해 A씨에게 살해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지난 20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며 “A씨가 고령이고, 병원 치료 중인 점을 감안해 구속영장은 신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