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진요 이은 ‘권진요’… 마약 음성에도 무조건 조롱·불신

입력 2023-11-22 00:02 수정 2023-11-22 00:02
마약 투약 의혹을 받는 가수 지드래곤(권지용)이 6일 인천 남동구 인천논현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으러 들어가기 앞서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드래곤(본명 권지용·35)이 마약 검사에서 연이어 음성 판정을 받은 가운데 일각에서는 무조건적인 의혹 제기 공세를 벌이고 있다. “결과가 뭐든 과거 대마초를 피웠으니 못 믿겠다” “유흥업소에 간 것은 사실 아니냐” 등 반응도 이어진다. 유명 연예인을 네티즌들이 지속적으로 추적하며 괴롭힌다는 점에서 ‘권진요(권지용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사태’라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온다.

2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 국립수사연구원은 권씨의 손·발톱을 정밀감정한 결과 마약 음성 반응이 나왔다고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통보했다.

앞서 경찰은 권씨가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의심하고 지난 6일 간이시약검사를 진행했다. 이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오자 경찰은 모발과 손·발톱을 채취해 국과수에 정밀감정을 의뢰했는데 모두 음성 판정이 나온 것이다.

난항을 겪는 경찰 수사와는 별개로 일부 온라인상 여론은 문제로 지적된다.

한 커뮤니티에는 “영상에서 보였던 몸을 꺾고 터는 동작을 (마약 없이) 본인 의지로 했다는 것이냐” “예전에 대마초를 피운 전적이 있으니 이번에도 믿어주지 않는 것” “지드래곤 팬이 많다는 것은 확실히 알겠다” 등 반응이 쏟아졌다.

지드래곤의 손발톱 음성 판정 사실을 전한 커뮤니티 글에 달린 댓글 모음.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권씨의 마약 투약 의혹이 수사를 통해 입증되지 않더라도 그가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묻지마 비난’ 반응도 적지 않다. 온라인상에는 “남자 아이돌 인생은 정말 편하다. 어쨌든 유흥업소에 갔던 것은 팩트가 아니냐” “그러게 평소에 행실을 잘하지 그랬냐. 그랬다면 이런 반응이 아닐 것” “전적이 있으니 못 믿는 것 아니겠나” 등 글이 게재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건 진행 양상이 13년 전 ‘타진요 사태’와 비슷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타진요는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의 약자로, 미국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가수 타블로(본명 이선웅·43)가 실제로는 스탠퍼드대를 졸업하지 못했다는 의혹을 여전히 제기하는 곳이다.

당시 타블로는 “학력을 위조했다”는 타진요 수장 ‘왓비컴즈’의 의혹 제기가 거짓임을 증명하기 위해 대학 졸업장을 공개하고 당시 지도교수의 증언을 얻는 등 노력했다. 하지만 타진요 회원들은 이 같은 타블로의 주장에 “졸업장이 위조됐다” “스탠퍼드대학에서 공부한 것은 맞지만 정식 학생은 아니었다” 등 새로운 의혹을 반복적으로 제기했다.

처음 사태를 주도했던 타진요 카페는 폐쇄됐지만 계속해서 같은 이름의 아류 카페들이 개설되며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경찰 수사 상황과 상관없이 당사자를 무조건 조롱과 의혹 대상으로 올린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이쯤 되면 ‘권진요(권지용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사태 아니냐”는 얘기마저 나온다. 권씨의 손·발톱 음성 판정이 알려진 21일 온라인상에서는 “기존 검사에서 검출되지 않는 신종 마약을 투약한 것 아니냐” 등 의혹이 새롭게 제기됐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