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최대 마피아 조직 ‘은드랑게타’에 대한 1심 판결이 20일(현지시간) 내려졌다. 조직원과 조력자 등 207명에게 총 2200년형이 선고됐다.
안사통신과 AP뉴스, CNN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주 비보 발렌티아 법원은 이날 ‘은드랑게타’ 관련 338명에 대한 1심 판결을 진행했다. 100여명에겐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6월 별세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의 법률고문이자 상원의원을 지낸 잔카를로 피텔리는 이 조직의 불법행위를 도운 혐의로 징역 11년형을 선고받았다.
이탈리아 군사경찰대 중령을 지낸 조르조 나셀리는 2년 6개월, 전직 경찰관 미켈레 마리나로는 10년 6개월, 전 지방의회 의원인 피에트로 잠보리노에게는 18개월의 징역형이 각각 선고됐다.
법원은 은드랑게타의 작은 보스인 사베리오 라치오날레와 도메니코 보나보타에게 나란히 징역 30년형을 선고했다. 별도의 재판을 받는 은드랑게타 최고 보스 루이지 만쿠소에 대한 판결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
은드랑게타는 칼라브리아주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이탈리아 최대 마피아 조직이다. 2만명의 조직원이 세계 각지에서 암약하며 마약 밀매, 고리대금업 등을 통해 연간 500억유로(약 67조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산된다. 유럽에 들어오는 코카인의 대부분을 장악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범죄조직 중 하나로 꼽힌다.
이탈리아 경찰은 2019년 크리스마스 직전에 ‘리나시아 스코트’라는 작전명으로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 검거 작전을 펼쳐 은드랑게타 조직원과 정부 조력자 등 수백 명을 붙잡아 살인, 범죄조직 가입, 마약 거래, 돈세탁, 국가 공무원 부패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2021년 1월부터 특수 제작된 벙커에서 진행된 이번 재판은 ‘세기의 재판’으로 불린다. 400명 이상의 변호사가 피고인을 변호했고 약 900명의 증인이 증언했다. 피고인이 워낙 많아 판결문 낭독에만 1시간 40분이 걸렸다.
피고인 중에는 마피아 재판 사상 가장 많은 42명의 여성이 포함됐는데 이 중 39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피고인 중 다수는 ‘늑대’ ‘뚱보’ ‘스위티’ ‘양 허벅지’ 등 다양한 별명을 갖고 있었다.
이탈리아 역사상 최대 규모의 마피아 재판은 1986년 2월 10일부터 1992년 1월 30일까지 시칠리아 마피아 465명을 대상으로 약 6년간 진행된 ‘막시 재판’(대재판)이다.
송세영 선임기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