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고사장에서 부정행위를 적발한 감독관 교사에게 앙심을 품은 수험생 학부모가 학교로 찾아가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21일 서울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 A씨는 수능 이튿날인 지난 17일부터 학부모로부터 지속적인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 A씨는 지난 16일 서울의 한 학교에서 수능 시험을 감독했다.
A씨의 감독 시험장에서 한 수험생은 시험 종료 벨이 울린 뒤에도 답안지 마킹을 시도했다. A씨는 이를 부정행위로 적발했다. 수험생 측은 “종이 울리자마자 펜을 놓았는데, 감독관이 자신을 제압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정행위로 적발된 수험생 학부모는 수능 이튿날부터 A씨의 근무 학교로 찾아가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수능 감독관의 신원과 근무지 등 개인정보는 통상 공개되지 않지만. 학부모는 A씨의 이름을 통해 학교를 알아내고 직접 찾아간 것으로 보인다.
학부모는 학교 보안관실 등을 통해 A씨에게 직접 연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에 따르면 학부모는 A씨에게 전화로 “1인 피케팅(팻말 시위)을 계속할 것이다. 교직에서 물러나게 하겠다”며 협박했다.
학부모는 학교로부터 제지당하자 A씨의 과거 근무지인 다른 학교 앞까지 찾아가 1인 시위를 이어갔다고 한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측의 요청으로 A씨에 대한 경호 등 신변 보호 조치를 취했다. 시교육청은 교사가 요청할 경우 협약을 맺은 사설 업체를 통해 경호 등 신변 보호 조치를 제공한다.
노조 측은 “중·고등학교 교사들은 수능 감독을 맡으면 당일 최대 11시간10분 근무하지만, A씨와 같은 사례에 대해서는 어떠한 보호 대책도 마련하고 있지 않다”며 “추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