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원도심의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이 될 ‘제2대전문학관’이 2025년 개관을 목표로 건립이 추진된다.
대전시는 지난달 제2대전문학관 공공건축심의를 마치고 현재 설계 공모를 진행 중이라고 21일 밝혔다.
시는 외부 용역 없이 자체 기본계획 수립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월 문화체육관광부와의 협의를 마친데 이어 8월에는 투자심사를 통과했다.
문학관 건립에 속도가 붙으면서 도서 및 유명작가의 원고를 기부하겠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대전시장실에 일본에서 온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편지를 쓴 주인공은 대전시 문화재로 등록된 ‘보문산 근대식 별장’의 건축주인 쓰지 만타로의 아들인 쓰지 아츠시(85)씨였다. 1938년 대전에서 태어난 그는 대전에서 살다가 한국의 광복으로 일본에 돌아간 재조일본인(在朝日本人)이다.
현재 나고야에 거주하는 그는 편지를 통해 도서 600여권과 100만엔(한화 약 1000만원)을 문학관에 기부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아버지가 지은 건물이 지난 3월 시 문화재로 지정된 것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아버지가 오래 전 대전에 책을 기증한 적이 있었던 만큼 자신도 같은 방식으로 대전시민에게 감사와 애정을 표하고 싶다고 그는 설명했다. 시는 쓰지 아츠시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도서·기부금에 대한 정식 수증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여름에는 소설 ‘만다라’로 유명한 소설가 고(故)김성동 작가의 유족들도 고인이 소장했던 도서, 육필 원고 등의 유품을 제2대전문학관에 모두 기증했다.
중학교까지 대전에서 생활한 김 작가는 부친이 한국전쟁 중 대전 산내 골령골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사건의 피해자다.
기증된 자료는 도서 5000여권을 비롯해 작가의 문학세계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취재수첩·일기류 등 8000여점이 포함돼 있다.
제2대전문학관은 옛 테미도서관 건물을 개보수해 건립될 예정이다. 내년 착공에 들어가 2025년 4월 문을 열 예정이다.
기존 문학관과는 달리 도서관과 박물관, 자료보관소의 기능이 통합된 ‘라키비움(Larchiveum)’ 형식으로 조성된다.
박성관 대전시 문화유산과장은 “지역의 건축자산인 옛 테미도서관의 보존과 자료수장 기능을 위해 라키비움 개념을 도입했다”며 “제2대전문학관은 혁신적이고 현대적인 문학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