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경찰 간부 부인 운영 골프매장 압수수색, 왜?

입력 2023-11-21 10:55 수정 2023-11-21 13:04

검찰이 ‘사건 브로커’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는 경찰의 가족이 운영 중인 골프 의류점을 압수수색했다. 전직 지방경찰청장의 극단적 선택을 부른 이번 사건의 수사망이 현직 경찰 간부들을 향해 좁혀가는 모양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부장검사 김진호)는 사건 브로커 성모(63·수감 중)씨의 수사·인사 청탁 의혹과 관련해 광주경찰청 소속 간부 A경정의 가족이 운영하는 골프 의류점을 최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지난 10일 광주경찰청과 광주 북부경찰서 등을 압수수색했으며, 이후 광주경찰청 B경감에 대해 수사 개시 사실을 경찰에 통보했다. B경감은 승진 과정에서 성씨를 통해 인사 청탁을 한 혐의로 입건돼 현재 직위해제된 상태다. 인사 청탁이 이뤄진 것으로 지목된 시점에 A경정은 B경감이 소속된 주무부서 과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A경정 본인이 아닌 부인이 5년여 전부터 운영해 온 골프 의류점을 압수수색한 배경도 주목된다. 검찰은 해당 골프 의류점의 구매 내역 등을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 의료·용품을 통한 로비 가능성을 들여다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A경정은 성씨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골프 접대 등으로 검·경 및 정·재계 인사들과 인맥을 쌓은 성씨가 가상자산 사기범 등으로부터 거액을 받고 수사 무마 로비 활동을 한 사실이 꼬리가 밟히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성씨를 구속 기소한 뒤 수사와 인사 청탁에 연루된 검·경 관련자들에 대한 후속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앞서 직원 승진 청탁 명목으로 성씨에게 금품을 받은 의혹으로 수사선상에 올랐던 전 전남경찰청장(치안감) 김모씨가 지난 15일 숨진 채 발견된 바 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