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편한 발이 되어준 ‘외국인 전용 서울-전북 정기관광버스’가 14년만에 운행을 멈춘다.
전북도는 서울과 전북을 오가던 외국인 전용 정기관광버스를 올해까지만 운영하고 내년에는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결정은 정부의 긴축 재정 정책과 투입된 예산 대비 효율성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조치다.
도는 해마다 1억 5000만원의 안팎의 사업비를 투입했으나 내년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 또 코로나19 이후 갈수록 이용률이 저조, 지속 추진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2010년 운행을 시작한 이 버스는 매주 금‧토‧일요일 3일간 왕복 6차례 운행되며 인기를 모았다.
모객인원에 맞춰 서울에서 전주 한옥마을과 각 시·군에 외국인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며 전북지역 관광홍보에 한몫했다. 도는 그동안 남원 춘향제와 정읍 내장산 등 단풍축제 기간에 추가 운행하고 외국인들이 여러 지역을 방문할 수 있도록 목적지도 다양화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2014년에는 131회 운행에 4874명이 탑승, 1회 평균 37명이 탔다. 외국인 관광객이 총 45석인 버스를 거의 매운 셈이다. 이듬해에는 224회로 운행을 늘려 1회 평균 34.9명을 태웠다.
또 2018년 29.4명, 2019년 30.3명이 탑승, 외국인들이 서울과 전북을 편히 오갈 수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가 창궐한 2020년 이후 이용객 수가 급감했다.
2020년엔 112회 운행에 1066명이 탑승, 이용객이 1회 평균 9.5명에 그쳤다. 2021년 10.8명, 2022년엔 13.6명 정도만 버스에 탔다. 올해도 9월까지 60회 운행에 700명만 이용, 1회 평균 11.7명만 이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이에 도는 최근 정부 긴축재정과 사업 효율성에 대한 재검토를 실시, 사업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대신 서울역과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전북 순환관광버스를 이용토록 적극 홍보해 나가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사업이 기대 만큼의 효율성이 나타나지 않아 부득이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며 “앞으로 예산을 확보하고 효율성을 높여 버스 운행을 재개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